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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미 ‘화물선 충돌’…北 “압류 배 내놔라” vs 美 “제재유지”
北유엔대사 “불법행위 규탄”
미국 “외교적 해법 열려있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미대화가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북한과 미국이 ‘화물선’으로 충돌했다. 북한은 미국 정부의 자국 화물선 압류가 “불법행위”라고 주장하며 즉시 반환할 것을 국제사회를 통해 요구했다. 기자회견까지 열며 여론 지지를 호소했다. 미국은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유엔의 대북제재 원칙을 재확인하고 회원국들의 제재 이행 또한 강조했다.

김성 북한 유엔주재 대사는 2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 브리핑룸에서 미국의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Wise Honest)호 압류 조치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은 법을 어겼으며 무도한 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김 대사는 “미국이 우리 화물선을 몰수한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번 사건은 DPRK(북한)에 대한 극단적 적대정책의 산물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사는 “와이즈 어니스트호는 공화국의 자산이자, 우리 주권이 완전히 적용되는 영역”이라며 “미국은 극악한 행위가 가져올 결과를 심사숙고해야 하고, 지체 없이 화물선을 돌려줘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김 대사는 또 미국이 ‘최대압박’을 통해 북한을 굴복시키려 한다며 대북제재는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북한에게 일방적인 제재를 부과해온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이를 제3국 주권에 적용하는 것은 국제법에서는 물론 어떤 상황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화물선 압류의 법적 배경이 되는 미국의 일방적 제재와 국내법은 분명히 불법”이라고 했다.

김 대사는 국제사회의 제재 행위도 ‘원칙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유엔헌장ㆍ관련 국제법을 봐도 일방적인 제재와 이를 제3국 주권에 적용하는 것은 국가의 법적 평등성과 주권존중, 다른나라에 대한 불간섭 원칙을 어긴 것”이라고 했다. 특히 최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미국의 화물선 압류를 비난하는 서한을 발송한 사실도 거론하며 “유엔 사무총장이 이 서한을 유엔총회 문서로 회람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관련기사 4면

북한이 유엔대사의 입을 빌려 미국 측을 비판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미국의 화물선 압류 해제를 촉구하고, 이를 국제사회에 호소해 제재완화를 위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은 꿈쩍하지 않았다.

제재와 외교를 병행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그대로 유지했다. 미 국무부는 김 대사의 회견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정대로 국제사회의 제재는 유지될 것”이라며 “(제재는) 모든 유엔 회원에 의해 이행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국무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말한대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 약속을 지킬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이 목표와 관련한 추가적 진전을 이루기 위해 북한과 외교 협상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했다.

윤현종 기자/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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