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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노삼성 임단협 부결]르노삼성 협력사 “자재 대금 결제도 못해…6월까지 지속땐 도산 우려”
- 협력업체, 자재대금 연기 요청 잇따라
- 인력이탈ㆍ구조조정 등 피해 심각수준
- 유럽수출 신차 ‘XM3’ 배정도 장담 못해
- 부산경제도 직격탄…4월 車수출 ‘반토막’ 

르노삼성차 부분 파업으로 작업이 멈춰있는 부산공장 모습.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 르노삼성자동차 잠정 임금ㆍ단체협상 합의안이 21일 부결되면서 부산 경제와 르노삼성자동차 협력사들이 벼랑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르노삼성 노조는 작년 10월부터 총 62차례의 부분 파업을 진행했다. 사측은 일시적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그 결과, 르노삼성의 생산과 수출은 앞날을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든 상황에 처했다. 아울러 르노삼성 협력사와 부산경제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

특히 르노삼성 일부 협력업체들은 최근 들어 자재 대금마저 제때 내지 못하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 협력업체 관계자는 “이번 임단협에 부결이 될 줄 몰랐는데 안타깝다”면서 “지금 적자가 말도 못한다. 최근에는 자재 대금도 한달 미뤄야하는 회사도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사태가 6월 이후까지 지속된다면 많은 협력사들이 도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르노삼성과 협력업체의 어려움은 부산 경제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4월 들어 부산의 수출전선에 적신호가 켜졌다.

22일 한국무역협회 부산지역본부가 발표한 ‘2019년 4월 부산 수출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4월 부산지역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줄어든 11억8696만달러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총 수출규모가 전년대비 2%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심각한 수준이다.

부산 경제를 지탱하던 한 축이었던 르노삼성 사태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승용차 수출은 1억2900만 달러로 작년 4월 2억6400만 달러에 비해 무려 51.1% 감소했다. 승용차 수출은 부산의 단일 산업군 가운데 10.9%로 가장 비중이 높다.

승용차 수출 부진으로 자동차 부품 역시 올 4월 수출액이 48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 6000만 달러보다 20.6%나 줄었다.

한국무역협회 허문구 부산지역본부장은 “부산의 자동차산업 수출의존도가 15%를 상회하기 때문에 수출부진이 부산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수출 악화뿐만 아니라 내수도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르노삼성은 파업 기간 동안 손실도 막대하다. 올 1~4월 르노삼성 국내외 누적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9.8% 줄어든 5만2930대에 불과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4월 국내 자동차산업 월간 동향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전년 동월 대비 생산이 32.9% 가량 급감했다. 국내 자동차산업 전체 기준으로 생산이 5.0%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더욱 심각하다.

이번 부결로 파업이 재개되면 올해 말 위탁 생산이 종료되는 일본 닛산자동차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로그의 후속 모델도 불투명해진다.

르노삼성은 유럽 수출용 크로스오버 SUV 신차 ‘XM3’ 신규 배정을 바라고 있었다. 하지만 프랑스 르노그룹 본사는 르노삼성 노사가 임단협으로 소모전을 펼치면서 XM3 수출 물량을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에 배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로 인해 르노삼성의 협력업체는 생사의 기로에 서 있다.

협력업체들은 본격적인 파업이 시작된 작년 12월 이후 예상치 못한 휴업과 단축 근무가 지속되면서 인력 이탈과 함께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다. 또한 많은 중소 및 영세 협력사들은 자금난 심화로 사업 존폐 위기에 몰렸고, 구조조정으로 인해 수많은 근로자들이 떠났다.

르노삼성의 협력사 300여곳 중 부산ㆍ경남지역에 위치한 90곳이 1조2000억원 이상의 매출로 전체 협력사 매출의 55%를 차지하고 있고 1만2000명 이상의 일자리를 책임지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의 협력사가 최악의 상황으로 몰리면 자동차 생태계마저 파괴될 수 있다”며 “노조와 사측이 조속한 시일내에 해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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