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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연금, 해외·대체투자…운용은 누가?
전주 이전 이후 운용역 64명 퇴사
절반이 해외·대체투자 관련부서
경력15년 베테랑도 정원의 ‘절반’
‘초거액’ 운용경험 불구 처우 낮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전주로 이전한 지 약 2년 만에 64명에 달하는 운용역이 퇴사했다. 현재 본부 인력의 5분의 1이 넘는 규모다.

특히 최근 국민연금이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힌 해외 및 대체투자 관련 부서에서의 이탈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1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승희 의원(비례대표)이 국민연금공단에 요구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금운용본부가 전주 이전을 완료한 2017년 3월 이후 지난달 말까지 운용직을 떠난 인력은 64명이다. 올해 들어서만 10명이 퇴사했는데, 1~4월 6명이 퇴사했던 지난해보다도 인력 이탈 속도가 가팔라졌다. 지난해에는 무려 34명의 운용역이 국민연금을 떠났다.

전주 이전 이후 퇴사자 64명 가운데 33명이 해외 및 대체투자 부서 근무자들이다. 최근 국민연금은 해외 및 대체투자의 비중을 확대함으로써 수익률을 제고하겠다고 밝히고 있는데, 정작 이를 주도할 인력 이탈 문제는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대체투자는 부동산이나 인프라, 사모투자 등 주식ㆍ채권 이외의 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일컫는다. 국민연금의 대체투자는 그간 운용여건과 시장상황 등으로 인해 실제 집행이 투자 목표에 미달하고 있는데, 최근의 인력 공백으로 여건이 더 악화됐다.

기획재정부가 승인한 부서별 정원과 비교해도 해외ㆍ대체투자실의 인력 부족 문제는 뚜렷히 드러난다. 해외증권실(정원 38명-현재원 33명), 부동산투자실(20명-16명), 인프라투자실(18명-16명) 모두 정원 미달이다. 사모투자실(25명-24명) 한 곳을 제외하면 모두 정원의 90% 미만으로 운용되고 있다.


직급별 정원 대비 현재원 상황을 보면, ‘베테랑 운용역’의 이탈ㆍ공백이 특히 심각하다. 투자실무 경력이 15년 이상인 수석운용역의 정원은 14명인데, 현재원은 그 절반 수준인 8명 뿐이다. 전주 이전 이후 총 8명의 수석운용역이 국민연금을 떠났는데, 해외증권실에서 2명, 해외대체실과 대체투자실에서 각각 1명이 퇴사했다. 투자 경력 11년 이상의 선임운용역 또한 전주 이전 이후 10명이 퇴사했고, 현재 정원(48명)보다 한참 적은 37명만이 재직 중이다.

한 대형 증권사의 대체투자 관련 임원은 “대체투자 중에서도 특히 부동산투자는 글로벌 부동산 경기 사이클에 대해 축적된 경험이 투자물건 발굴이나 심사에서 중요하게 작용한다”며 “국내ㆍ외 부동산과 인프라로만 40조원 이상 굴리는 국민연금에 베테랑 운용역이 부족하다는 점은 큰 문제”라고 말했다.

지난 2017년 말 기준, 국민연금이 대체 부문에 투자한 자산은 총 66조8000억원 규모로, 그 중 부동산과 인프라 부문이 7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인력 이탈ㆍ공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민연금은 현재 민간 기준 중위값 수준인 운용역 보수 수준을 상위 10%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예산권을 가진 기획재정부와의 협의는 아직 진척이 없다. 또 ‘투자 실무 경력 3년’이라는 기존의 채용 문턱을 낮추는 등 운용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베테랑 운용역의 이탈을 막거나 외부 수급을 위한 별도의 대책은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최준선 기자/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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