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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9대 카메라·37개 센서…“캐릭터가 살아 숨쉰다”
펄어비스 3D스캔 스튜디오
3분만에 129개 사진 완벽조합
입체감 넘치는 3D그래픽 구현


펄어비스 3D스캔스튜디오에서 본지 기자가 3D 촬영을 하고 있다.
129대의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 3D 그래픽으로 구현되는 모습.

지난달 발생한 프랑스 노트르담 대성당의 화재를 두고 흥미로운 해프닝이 있었다. 프랑스 정부가 대성당의 빠른 복원을 위해 유비소프트의 게임 ‘어쌔신크리드:유니티’ 속에 구현된 그래픽 데이터를 요청했다는 소식이었다. 게이머들 사이에서 퍼져나온 ’가짜뉴스‘ 였다. 그만큼 게임속에 대성당의 내외부가 완벽하게 구현되어 있다보니 일어난 일이다. ‘가상 현실’이 이번에는 ‘현실’을 되살리는 데 쓰일 뻔 한 것이다.

5G,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등을 만난 그래픽 기술은 최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국내에서 이분야에 가장 앞는 곳은 MMORPG게임 ‘검은사막’으로 유명한 ‘펄어비스’다. 펄어비스 그래픽 기술의 심장부 역할을 하는 경기도 안양의 ‘3차원(3D) 스캔 스튜디오’와 ‘모션 캡쳐실’을 지난달 30일 기자가 다녀왔다. 언론에 이곳이 공개되는 것은 처음이다.

처음 기자를 맞은 것은 거대한 철제 프레임으로 이줘진 원형 구조물이었다. 수십개의 옷걸이를 동그랗게 설치해 놓은 듯한 구조물 에는 129개의 카메라가 360도로 촘촘히 장착돼 있었다. ‘사물을 360도로 촬영해 3D로 구현하는 장치’다. 게임속 캐릭터는 물론 의상이나 검, 공룡, 소품 등 모든 입체 디자인이 이곳에서 만들어진다.

기자도 중앙 의자에 앉아 촬영을 해봤다. ‘찰칵‘ 소리와 동시에 129개의 카메라에서 플래시가 터지는가 싶더니, 그 모습이 두 대의 모니터에 입체로 구현됐다. 129개 사진 조각들이 하나의 입체로 구현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3분. 입고있던 치마의 주름까지 그대로 담겼다. 회사 관계자는 ”그래픽 렌더링 작업까지 더해도 1시간에 하나의 3D그래픽이 만들어진다”면서 “일일이 스케치 작업을 해야 했던 과정이 대폭 줄었다”고 설명했다.

모션 캡쳐실도 체험했다. 3D모션 스튜디오가 외형의 생생함을 구현하는 곳이라면 모션캡쳐실은 캐릭터의 모션을 정교하게 담아내는 곳이다. 회사 관계자는 “실제 헐리우드 영화에서 배우들의 움직임을 그래픽으로 구현하는 것과 같은 기술”이라고 소개했다.

기자도 촬영용 의상을 입고 체험해봤다. 머리부터 손가락까지 ‘마크’라고 불리는 총 37개의 센서가 부착됐다. 이 마크들이 모든 신체의 움직임을 꼼꼼히 담아낸다.

게임 캐틱터처럼 칼을 휘두르는 동작을 취하자, 모니터 속 아바타가 기자의 움직임을 그대로 따라했다. “검을 손에 쥐고 휘두르는 와중에도 팔목의 각도, 양쪽 어깨의 위치 등이 미세하게 변하는데 이를 현실감 있게 담아내기 위한 작업”이라는 설명이다. 더 사실적인 그래픽 구현을 위한 노력은 강화되고 있다. 최신 업데이트 캐릭터에는 초창기보다 더 많은 50개 이상의 마크를 부착해 모습을 구현했다.

전문가들은 게임속 그래픽이 얼마나 현실감이 더해지느냐가 향후 게임 컨텐츠들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광호 펄이비스 커뮤니케이션 팀장은 “게임은 하이퍼리얼리즘의 결정체”라며 “게임과 현실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몰입감이 고도화된 그래픽 기술이 곧 현실화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세정 기자/sj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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