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유신회 마루야마 호다카 중의원 의원 [홈페이지 캡처]

[헤럴드경제=모바일섹션] 일본의 한 국회의원이 러일 간 영유권 분쟁지인 쿠릴 4개 섬과 관련해 “전쟁으로 되찾자”는 망언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14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보수성향 야당인 ‘일본유신회’의 마루야마 호다카(丸山穂高·35) 중의원 의원은 최근 러시아가 실효지배 중인 쿠릴 4도 중 하나인 구나시리(國後)섬을 방문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러시아와 일본이 진행하고 있는 무비자 교류 방문단과 함께 구나시리 섬을 방문, 지난 10~13일 나흘 일정으로 진행됐다.

그는 지난 11일 밤 8시께 숙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방문단 단장에게 “전쟁으로 섬을 되찾는 것에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며 다짜고짜 물었다.

당시 간담회에는 방문단 회원 10여명이 함께 있었는데, 술을 마신 그는 큰 소리로 질문하며 소란을 피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질문에 단장이 “전쟁이라는 단어를 쓰고 싶지 않다”고 하자, 마루야마는 “전쟁을 하지 않으면 (되찾을) 방법이 없지 않느냐”며 반문했다.

다음날 문제의 발언을 접한 방문단원들이 항의하자, 그는 13일 방문단원들과 함께 배편으로 홋카이도(北海道) 네무로(根室)항으로 귀국해버렸다.

이후 기자회견에서 “단장에게 생각을 물었을 뿐이다. (러일 간) 협상으로 우리(일본) 입장을 전달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당장 러시아 반발로 양국 영토협상의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지는 등 파문이 확산되자 일본유신회 대표인 마쓰이 이치로(松井一郎) 오사카 시장은 마루야마 의원에게 말조심하라고 ‘엄중 주의’를 줬다.

일본 정부 대변인 격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도 정례브리핑에서 “정말로 유감스럽다”고 문제 발언을 비판한 뒤 “외교협상으로 (영토) 문제를 해결하고 평화조약을 체결한다는 정부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스가 장관은 그러나 일본 정부의 입장과는 다른 한 의원의 발언인 만큼 정부 차원에서 러시아 측에 설명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그는 도쿄(東京)도 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발언을 철회하고 사과했다.

그는 “당시 과음을 했다”고 변명을 하며 “오해를 야기하는 것 같은 매우 부적절한 발언으로, 특히 전 섬 주민들에 대한 배려가 매우 부족했다”라고 사과했다.

이어 “내 발언으로 국익을 해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진의가 아니다. 진심으로 이번 발언을 사과하고 철회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마루야마 의원은 오사카 19구를 지역구로 둔 2012년 총선 때 자민당과 민주당 후보를 꺾고 국회에 진출한 3선 의원이다.

그는 2015년에도 도쿄의 한 술집에서 음주 후 말다툼을 벌인 남자 손님의 손을 무는 등 처신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는 당시 당 차원에서 엄중 주의를 받은 뒤 “공직에 있는 동안 술을 끊겠다”고 사죄하고, 다시 음주하면 의원직을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파문에도 의원직에서 사퇴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당과 협의해 결정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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