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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다르크의 ‘달창 발언’ 후폭풍…與 “차라리 김성태가 그립다”
-‘보수여전사’ 일관 나경원에 여권 공세 속 당혹
-“국회정상화 시급…계속 각세우기도 뭣하고” 곤혹
-이준석 “발언수위 높아지기 바라는 누군가 있는듯”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1일 오후 대구 두류공원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차라리 김성태가 낫다고 그리워하게 될 것.”

13일 한 여권 관계자는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임기를 끝내며 내뱉은 말을 다시 되뇌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는 국민을 겨냥해 ‘달창’이라고 하면서다. 달창은 ‘달빛창녀단’의 준말로 극우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사용된다. 나 원내대표의 거침없는 발언에 여권은 이처럼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원내사령탑이 된 후 선명성 정치를 시작했다. 국회연설에서는 문 대통령을 겨냥해 “북한 수석대변인 같다”는 문장을 인용했고, 이후 패스트트랙 국면에서는 선봉에서 여당을 막으며 ‘나다르크(나경원+잔다르크)’라는 별명을 얻었다.

나 원내대표는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와 만나 “민생과 국민을 위한 국회가 된다면 밥 잘사주는 예쁜 누나가 되겠다”고 했다. 원내대표간 분위기가 좋아진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이 말이 나온지 이틀만에 나온 ‘달창’ 발언에 민주당은 벌집 쑤셔진듯 흥분했다.

나 원내대표의 ‘투사 일변도’ 방향에 관계설정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반응도 나왔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일을 해야 하는데, (나 원내대표와) 어떻게 해야 할지 참 고민”이라고 했다.

여당 내 이런 고민은 오늘의 얘기는 아니다. 투사로 변신(?)한 나 원내대표와 얘기가 잘 안된다는 말은 꾸준히 나왔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홍영표 전 원내대표와 친구였던 김 전 원내대표와는 맥락이 다르다”고 했다. 원내대표 경선에 나왔던 노웅래 민주당 의원도 앞서 이를 의식한 듯 “지레 겁먹고 나 원내대표하고는 대화도 안된다고 할 필요는 없다”고 한 바 있다.

여권은 국회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보이면서도 나 원내대표에 공격을 가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법관 출신인 나 원내대표가 달창이라는 생경한 단어를 모르고 썼다는 말을 믿을 수 있을까”라며 “모르고 썼다면 사리 분별력이 없는 것이고, 모른 척한 것이면 교활하기 그지없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여당 원내 지도부는 이에대한 공격전선을 더 넓히는데 주저하는 분위기다. 국회정상화가 급하기 때문이다. 한 여권 핵심 관계자는 “논평이 더 나올 수 있을지는 ‘세모’로 말할 수밖에 없다”며 “말한 것처럼 여러 측면이 있다. 때문에 현재는 그렇게(논평은 더 내지 않으려고) 생각하는 상태지만, 지켜보겠다”고 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변인의논평이 국회정상화에 초점을 맞춘 것은 이 때문으로 보인다. 박 원내대변인은 “국민에게 막말로 상처 주고자 장외로 나간 것은 아닐 것”이라며 “민생문제가 국회에 쌓여 있는 만큼, 의회정치 복원과 민생을 위해서라도 한국당은 국회로 돌아와야 한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나 원내대표의 언행들을 양날의 검으로 분류한다. 일단 나다르크라는 별명답게 ‘보수여전사’라는 이미지가 일부 지지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북한 수석대변인’ 발언으로 보수세력 사이에선 나 원내대표의 이름값을 올렸다는 얘기도 나온다. 다만 중도층 외연확대가 아쉬운 한국당으로선 치명적인 약점일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번 달창 발언만 해도 비판에 무게감이 실린다. 나 원내대표는 ‘몰랐다’며 사과했지만, 후폭풍은 그래서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일부 보수 정치권에서도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나 원내대표 발언의 수위가 높아지기를 바라는 누군가가 있다는 의미”라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수석대변인’ 발언을 할 때 ‘수석부대표’라고 한 번 잘못 읽고 정정하는 것을 보고 본인 글이 아닌가 의심했는데 ‘달창’이란 표현이 나온 것을 보고 또 한번 갸웃했다”고 했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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