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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문(非文) 몰표 받은 이인영, 협치ㆍ총선 숙제 안았다
-86운동권, 민평련 등 전방위적 지지받아
-현직 의원들의 공천 물갈이 우려도 작용
-국회 정상화 문제로 리더십 시험대에 올라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에 선출된 이인영 의원이 8일 오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현정ㆍ홍태화 기자] 압도적인 승리였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는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경선에서 여유있게 승리했다. 이 원내대표는 1차 투표에서 전체 125표 중 54표를 얻었다. 과반에 가까운 득표였다. 그리고 김태년 의원과 벌인 결선투표에서도 총 125표 중 76표를 얻었다. 친문(親文)으로 분류되는 김 의원과 박빙의 승부를 벌일 것이라는 예상은 크게 빗나갔다.

비문(非文)의 몰표가 승패를 갈랐다. 이 원내대표는 당내 ‘86운동권’ 그룹과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는 물론 개혁적인 성향을 보이는 ‘더좋은미래’의 전방위적인 지지를 받았다. 친문 사조직인 ‘부엉이’의 일부 의원들도 이 원내대표를 지원사격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 등 당권파 의원들의 지지를 주로 받은 김 의원과는 대비됐다.

이는 총선을 염두에 둔 선택이었다는 평가다. 20대 총선이 1년 남짓 상황에서 의원들의 위기의식과 견제심리가 작동했다는 분석이다. 신임 원내대표로 친문 색채가 강화되면 총선의 승리가 어려울 수 있다는 당내 우려가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 원내대표는 줄곧 변화와 통합을 강조했다.

‘공천 물갈이’에 대한 우려도 승패를 좌우했다. 누가 원내대표가 되느냐에 따라 현직 의원들의 공천권 여부가 달라진다.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대거 총선에 뛰어들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면서 현직 의원들의 불안감이 더욱 높아진 상황이었다. 당 대표와 결이 다른 이 원내대표가 민주당 지도부에 혁신과 쇄신을 주문하는 동시에 당 내 다양성을 확보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투영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당청간의 새로운 관계를 당내에선 주문한 성격도 짙어 보인다.

‘영광’은 영원한 것이 아니다. 당장 신임 이 원내대표의 리더십은 시험대에 올랐다. 현재 국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여야는 연초부터 식물국회, 동물국회, 또 식물국회를 반복하고 있다. 여야 갈등은 선거제와 개혁입법 패스트트랙 지정을 기점으로 최고조에 달한 상태다. 자유한국당은 패스트트랙 철회를 요구하며 장외투쟁을 이어가는 중이다. 집권 여당인민주당으로선 추가경정예산과 각종 민생법안을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 협치 없인 그 어떤 성과도 기대할 수 없는 과제다.

이를 의식한 듯 이 원내대표는 선출 직후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에게 내일이라도 바로 연락하겠다”며 국회 정상화 의지를 드러냈다. 이 원내대표는 9일 야당 원내대표들을 예방하는 일정을 최우선 순위로 잡았다. 전대협 초대 의장 출신인 이 원내대표. 부드러움과 협치를 강조한 그가 어떻게 국회를 정상화시킬지에 따라 ‘이인영 리더십’ 평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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