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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 ‘곰탕집 성추행 사건’ 대법원에 상고한 4가지 이유
대법원 특수감정인 영상분석 영상 캡처[당당위]

[헤럴드경제=이명수 기자]원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유죄판결을 받은 ‘곰탕집 성추행 사건’의 피고인측이 대법원에 상고한 이유를 공개하며 사법정의를 촉구했다.

3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곰탕집 성추행 사건’ 피고인의 지인이라고 밝힌 유지곤씨가 작성한 공식 입장문이 올라왔다.

유씨는 또 당당위(당신의 가족과 당신의 삶을 지키기 위하여) 카페에 대법원 영상분석가가 작성한 분석감정문을 올렸다.

유씨는 사건 당시 모임에 참석했던 인물로 피고인을 대신하여 보배드림에 소식을 여러 번 전한 바 있다.

유씨는 입장문에서 “피고인의 결백을 믿기 때문에 무죄를 바라며, 무엇보다 무죄추정원칙과 증거주의 재판이 반드시 실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항소심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여러 증거가 제출되었음에도 항소심 재판부는 오로지 피해자의 진술을 이유로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면서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 할 수 밖에 없는 4가지 이유를 공개했다.

유씨는 먼저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이고 자연스럽다고 유죄를 인정했으나 피해자는 신체특정 부위에 대해 진술과 증언이 거듭될수록 표현에 변화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유일한 물적증거인 CCTV영상분석 결과서를 제출했으나 재판부는 신체접촉 가능성이 있었다는 부분만을 발췌하여 유죄의 증거로 삼았다고 비판했다.

대법원 특수감정인 영상분석가가 감정문에서 “(피고인의 행동은)일반적인 성추행에서 보이는 패턴과는 다르며, 피고인이 주변인물과 여성 사이를 걸어가는 과정에서 발생한 우발적인 신체접촉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음에도 항소심은 신체접촉 가능성만을 발췌하여 유죄판결 했다는 것이다.

유씨는 또 “항소심 재판부는 사건 당시 피고인과 피해자들 모두 바라보았던 유일한 직접 목격자가 증언했으나 피고인의 지인이라는 이유로 배척했다”면서 “증인의 증언에서 신뢰하기 어려운 사정도 발견되지 않았는데 단순이 지인이라고 해서 못믿겠다는 것은 이해할수 없다”고 말했다.

유씨는 마지막으로 사회통념상 수십명의 선후배들이 있고 8대의 CCTV가 있는 식당 통로에서 우연히 마주쳐 지나가는 여성을 1.3초만에 엉덩이를 움켜쥐는 강제추행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하는 곰탕집 성추행 사건 피고인측 공식입장문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하며 곰탕집 성추행 사건에 대해 사법정의를 촉구하는 사람들의 공식입장을 밝히고자 합니다.

잘 알고 계시듯, 피고인은 2017년 11월에 발생한 이른바 ‘곰탕집 성추행’ 사건으로 인해, 검사가 벌금 300만원을 구형하였음에도, 1심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되었습니다. 이후 피고인의 아내가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과 보배드림 게시글 그리고 이에 대한 언론보도 등을 통해 국민적 관심을 받는 사건이 되었고, 항소심법원은 원심의 형이 지나치게 무겁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하였습니다.

우리는 피고인의 무죄를 바랍니다. 그 이유는 물론 피고인의 결백을 믿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무죄추정의 원칙’ 과 ‘증거주의’는 반드시 실현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야만 모든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사법정의를 굳게 지킬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우리는 이 사건의 본질을 남녀의 대립 혹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대립으로 호도하려는 시도에 큰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피해자의 고통과 2차 피해에 대한 우려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되, 헌법상 무죄추정을 받고 있는 피고인과 그 가족이 받고 있는 형언할 수 없는 고통 역시 함께 배려받아야 함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피고인은 보석으로 석방된 이후 언론의 많은 인터뷰 요청이 있었음에도 1심 재판부와 항소심 재판부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모든 인터뷰 요청을 거부하고, 오로지 항소심 공판과정에서 무죄 변소에 모든 노력을 다해 왔습니다.

피고인은, 1심의 판결을 비난하기보다는, 항소심 공판절차에서 의미 있는 새로운 증거들을 통해 새로운 판단을 받아보고자 하였습니다. 그러나, 항소심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여러 증거가 제출되었음에도, 항소심법원은 오로지 피해자의 진술을 이유로 피고인의 변소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과연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아쉬움과 후회가 많은 시점입니다.

1심에서 피고인이 억울함을 호소하는 만큼 본인 스스로 더 많은 노력을 하여 공소사실을 반박하고 사선변호인을 선임하여 더 치밀하게 준비했다면?

1심에서 이처럼 지나치게 무거운 형을 선고하지 않았더라면?

특히, 항소심법원이 부담스러워 했을 수 있는 여건(1심 판사에 대한 과도한 비난, 재판 관련 청와대국민청원 및 보배드림을 비롯한 인터넷여론)이 없는 상황이었다면 항소심 선고결과가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지만 후회는 잠시 접어두고 다시 대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구하는 바입니다.

지금부터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았음에도 다시 한 번 대법원의 새로운 판단을 구하기 위해 상고장을 제출하는 네 가지 이유와 입장을 발표하겠습니다.


첫째. 이 사건의 유일한 유죄의 증거는 일관적이고 구체적인 피해자의 진술이나, 피해자의 진술은 일관되지 않다.

이 사건의 유일한 유죄의 증거는 ‘피해자가 피해를 당한 내용, 피고인이 보인 언동, 범행 후 과정 등에 대하여 일관되고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는데 그 내용이 자연스럽다’는 피해자의 진술이다.

그러나 피해자의 진술은 일관되지 않다. 피해자의 진술의 비일관성은 단순한 표현을 변경하는 수준을 넘어서는 것이다. 피해부위에 대해서만 놓고 보더라도 진술과 증언이 거듭될수록 그 표현에 변화가 있었다.

위와 같은 피해자의 진술들은 항소심에서 채택된 다른 객관적 증거들과 명백히 상충된다. 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진술에 일부 일관성을 보이는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고, 그것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피고인의 성추행 사실을 입증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보인다.

피해자의 진술이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며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피고인의 유죄를 인정하기에는 의심스러운 면이 있기에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면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해야 한다.


둘째. 이 사건의 유일한 물적증거인 현장 CCTV영상에 대한 영상분석 결과보고서가 항소심법원에 제출되어 증거로 채택되었으나, 수많은 내용들 중 신체접촉의 가능성이 있다는 부분만을 발췌하여 유죄의 증거로 사용하였다.

영상분석 결과보고서를 작성한 H씨는 법원과 수사기관으로부터 영상분석을 의뢰받는 대법원 특수감정인으로서 법정에 나와 다음과 같이 증언하였다.

“CCTV영상 분석결과 범행에 걸린 시간은 단 1.333초인데 이것은 피고인이 피해자의 존재를 확인하고 추행의 고의를 가지고 접근하여 엉덩이를 움켜잡은 뒤 교행하여 사라지는데 걸리는 총 시간을 의미한다.”

“교통사고에서 판단할 겨를 없이 무엇인가 튀어나왔을 때 사람이 본능적으로 브레이크를 밟는 순간적인 반응시간이 약 1초이다. 정상적 인지상태에서 반응시간이 1초라 할 때, 이 사건의 경우 다리를 절뚝이는 모습과 피고인의 음주사실은 범행의 간접증거가 아니라 오히려 반응속도가 더 느려지게 하는 요인이다.”

“피고인이 뒤를 돌아보고 교행이 끝날 때까지가 1.333초이므로 프레임을 계산해보면 실제 접촉이 있었다면 약 0.7~0.8초 정도에 해당한다. 1.333초만에 발생한 피고인의 성추행은 고의성을 가지고 성적만족을 위하여 행해지는 일반 보통의 강체추행의 행위와 상이하다고 판단되기에 고의성을 가진 신체접촉으로 보기는 어렵고 팔이 벌어졌다 하더라도 이것을 여성의 엉덩이까지 도달하여 움켜 쥔 행위로 볼 수는 없다”

“남자의 팔이 벌어져 여자 쪽으로 향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문제의 장면을 분석한 결과, 남자의 손은 여자 엉덩이에 닿고 있지 않는 상태로 판단된다.”

“사람이 어떠한 행위를 하기 전 연결되는 제스쳐들이 CCTV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일반적인 성추행에서 보이는 패턴들과 다르다.”

“일반적으로 CCTV에서 보여주는 성추햄범들의 패턴과 너무 다르기 때문에 고의성을 갖는 신체접촉이 아닌 주변인물과 여성 사이를 걸어가는 과정에서 발생한 우발적인 신체접촉일 가능성이 높다”

이 영상결과보고서는 증거로 채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수많은 내용들 중 신체접촉의 가능성이 있다는 부분만을 발췌하여 유죄의 증거로 사용하였다.

이 사건의 유일한 증거인 CCTV와 이를 감정한 대법원 특수감정인의 영상분석결과보고서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공소사실과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기에는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면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해야 한다.

셋째. 이 사건 발생 당시 피고인과 피해자를 모두 한 눈에 담아 바라보았던 유일한 직접 목격자인 K씨는 법정에 나와 증언하였으나, 항소심 법원은 K씨가 피고인의 지인이라는 이유로 배척하였다.

유일한 직접 목격자인 K씨는 “공소사실과 같은 추행행위를 본 적이 없었고 만약 추행이 있었다면 목격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법정에 나와 증언하였다.

증인 K씨의 증언은 직접 경험자만이 증언할 수 있는 것으로 그 내용이 분명하고 일관적이고 자연스러우며 경험칙 상 납득하기 어려운 내용도 존재하지 않는다.

항소심 법원은 위증의 벌을 받을 것을 선서하고 증언한 증인의 말을, 단순히 지인이라고 배척해버린다면, 증인선서와 절차 역시 존재할 이유가 없으며, 그런 논리라면 피고인의 지인은 모두 증인채택을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증인의 증언에서 신뢰하기 어려운 사정을 발견되었다면 모르겠으나 증인이 단순히 지인이라고 해서 그 말을 모두 못 믿겠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또한 항소심 법원은 증인 K씨가 사건의 전 과정을 목격한 것은 아니라고 하여 그 증언내용을 배척하였으나, 증인 K씨는 CCTV영상에서도 확인이 가능하듯 이 사건 발생 전후를 모두 가까운 거리에서 목격한 것이 명백하다. 유일한 증인 K씨의 증언내용을 통해 볼 때에도 피고인이 공소사실과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기에 의심스러운 부분이 많다.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면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해야 한다.

넷째. 사회통념 상 지근거리에 수십 명의 선후배들이 즐비하게 서 있는 조명이 밝고 8대의 CCTV가 있는 식당 통로에서, 행사 담당자가 우연히 마주쳐 지나가게 된 여성(피고인은 그 전까지 피해자와 마주친 사실이 없음이 확인되었다)의 엉덩이를 움켜쥐는 강제추행의 범죄를 그것도 이 모든 행위를 1.3초만에 저질렀다고 보기란 너무도 의심스러운 면이 많다. 의심스럽다면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해야 한다.

입장. 과연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원심과 항소심 법원은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 확신할 수 있는가.

유일한 목격자인 증인K씨의 법정증언, CCTV영상에 대하여 대법원 특수감정인이 작성한 영상분석결과보고서 및 감정인의 법정증언을 볼 때, 항소심재판부는 과연 공소사실에 대한 합리적인 의심을 해 볼 여지는 없었는가.

피고인의 주장을 전부 믿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만약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면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였어야 한다.

우리는, 열 명의 범인을 놓치더라도 한 명의 무고한 피고인이 없도록 하여야 한다는 법언이 상식으로 통하는 사회를 희망한다. 나아가 헌법에서 정한 무죄추정의 원칙이 여전히 굳건한 사회를 희망한다. 이와 더불어, 공소사실에 대한 검사의 입증책임과 관련하여 대법원이 아래와 같은 원칙을 다시 한 번 확인하여 줄 것을 희망한다.

“형사 재판에서 공소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대법원 2000.7.28. 선고 2000도1568 판결)


2019년 5월 3일 사법정의를 촉구하는 사람들 대변인, 유 지 곤

husn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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