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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6세와 16세, 팔미도 두개의 등대…‘5월의 등대’
팔미도 신축등대
팔미도의 일출

해양수산부 선정…사랑과 구국 담겨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얼어붙은 달 그림자 물결 위에 차고~”

등대에 숙소가 없던 시절 등대지기는 집에 잘 가보지 못했다. 1년에 몇 번 집에 가서 아이들을 보면 못 알아볼 정도로 훌쩍 커 있다. 등대지기는 ‘아빠의 사랑, 늘 집에 있단다’라는 쪽지 편지 몇 자 남기고는 아이들이 눈 뜨기 전, 임시근무자와 교대해주기 위해 서둘러 집을 떠나곤 했다.

어부들의 밤길을 밝히는 등대는 3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도 참 많다. 등대지기들의 노고와 그들이 지킨 등대의 소중한 가치를 국민과 공유하기 위해 해양수산부는 매달 ‘이달의 등대’를 선정한다.

5월의 등대는 팔미도 등대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등대로 무려, 116년간 이곳을 지키며 어부들의 밤길을 안내하고,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을 이끄는 등 위민과 구국의 역사를 간직하는 곳이다.

팔미도 등대는 인천에서 남서쪽으로 8㎞ 떨어진 팔미도의 해발 71m 정상에 서 있다. 1950년 인천상륙작전 당시, 팔미도 등대의 등대지기들이 피난을 가지 않고 미국 켈로부대원과 함께 등명기를 직접 손으로 돌려 위치를 알려준 헌신으로 작전 성공에 큰 공헌을 했다. 유엔 연합군 함대 261척은 팔미도 등대에 불이 켜지자 차례로 진격, 상륙작전에 성공했다.

높이 7.9m, 지름 2m 규모로 1903년 지어진 것은 이제 문화재가 됐고, 2003년 그 옆에 근사한 등대가 섰다.

신축등대는 26m 높이로 위성항법보정시스템(DGPS) 기준국 등 시설과 첨단장비를 갖추고 있다. 토종 기술로 만든 프리즘 렌즈 대형 회전식 등명기는 50㎞ 거리까지 불빛을 비춘다. 등대지기 아버지의 야반도주 같은 슬픈 사랑이 없도록 가족과 함께 사는 기숙사도 지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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