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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증시 사상최고치 경신행진] 기업실적 끌고 비둘기 연준 밀고…투자심리 살아나며 ‘낙관론’ 힘실려
한 증권거래중개인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전광판을 보며 일을 하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의 S&P와 나스닥 지수는 종가 기준 사상 최고를 찍었다. [로이터]

미국 뉴욕증시가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벌이는 건 무엇보다 기업 실적이 뒷받침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현지시간) 팩트섹트에 따르면 현재까지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의 78%가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이익을 발표했다. 이는 최근 5년 평균인 72%를 웃도는 것으로, 당초 이익 감소를 우려했던 부정적 기류를 바꿔놓기 충분하다. 올해 들어 미 연준이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성향으로 돌아서면서 살아나기 시작한 투자심리가 실적 호조에 완전히 상승 쪽으로 굳어진 것이다.

JP모건체이스를 시작으로 한 대형주들의 어닝 서프라이즈 스타트를 전날 트위터가 이어 받으면서 기술주 투자심리까지 되살아나게 했다. S&P500 지수 가운데 IT섹터는 연초 이후 무려 27%가량 급등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만 해도 시장에서 매도 대상이었던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그리고 FANG(페이스북ㆍ아마존ㆍ넷플릭스ㆍ알파벳) 등 6개 거대 IT기업 시총은 올해 들어 8725억 달러(약 994조5000억원) 증가했다. WSJ은 “연준의 정책 기조가 전반적인 상승 동력을 제공한데 이어 기업들의 실적이 추가로 주가지수를 끌어올렸다”고 전했다.

악재로 여겨졌던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원만히 해결될 것이란 기대도 증시에 힘을 보태고 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무역협상에 대해 “신중하게 낙관한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경기 성장세 둔화와 미ㆍ중 무역전쟁에도 투자자들은 걱정하지 않는 것 같다”면서 “연준 덕분에 강세장이 살아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2019년 2분기 이익 전망이 플러스로 돌아서면서 ‘주가는 이익의 함수’라는 오래된 믿음을 완성시키고 있다. RBC캐피털마켓에 따르면 지난달 초만 해도 미 상장사들의 이익은 올해 1~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2016년 1~2분기 연속 이익 감소 이후 3년 만으로, 특히 올해 1분기 이익 감소는 앞선 법인세 인하에 따른 기고효과 때문으로 설명이 가능한 반면 2분기 이익 감소는 말 그대로 기업이 뒷걸음질칠 것이란 우려이기 때문에 심각하게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최근 2분기 이익 추정은 0.4% 오르는 것으로 바뀌었다. CNBC는 “비관적 이익 추정은 최악을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이것이 시장에 새로운 자신감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주가 상승이 지나치다며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2018년 CNBC가 ‘가장 정확한 주식 전략가’로 선정한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은 “아마도 몇 주 안에 S&P500은 3000 고지에 오를 것”이라면서도 당초 제시한 올해 S&P500지수 목표 상단인 3000선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높은 주가 타깃을 지지할 펀더멘털이 부재하다”며 하반기 미국 증시의 조정을 우려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경기침체 예고 신호로 여겨지는 장ㆍ단기 금리 역전 현상을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있다고 전했다. 러셀 인베스트의 에릭 리스터벤 선임투자전략가는 “우리는 여전히 2020년 경기 침체 위험이 매우 높다고 본다”며 “때문에 전문 투자자들은 ‘주가하락 없는 지속 상승’(melt-up) 시나리오에 뛰어들기 주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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