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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상로그’부터 법률상담까지…‘유튜버’로 나서는 법조인들
-박일환 전 대법관 법률상담 채널 구독자 1만 6000명
-변호사의 일상 담은 ‘킴변’, 첫 영상 조회수만 190만회


[박일환 전 대법관 유튜브 채널 ‘차산선생법률상식’ ]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온라인 홍보에 보수적이라고 평가받는 법조계에도 ‘유튜브 바람’이 불고 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일환(68ㆍ사법연수원 5기)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가 개설한 유튜브 계정 ‘차산선생법률상식’ 구독자는 개설 5개월 만에 1만 6070명을 기록했다. 전직 대법관이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것은 박 변호사가 처음이다.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의 ‘실버 유튜버’로도 주목받는다. 30년 넘게 판사로 일한 경험을 살려 ‘영장실질심사’, ‘진실을 밝히기 위한 비밀녹음은 정당한가’, ‘부동산 등기에 관한 법리’ 등 각종 법률정보를 다루고 있다.

박 변호사는 일종의 ‘재능기부’를 하기 위해 유튜브를 시작했다고 설명한다. 박 변호사는 “‘미국사람들처럼 한국사람들도 금융을 잘 알아야 노후를 잘 보낼 수 있다’며 강연을 열심히 하고 있는 한 금융전문가를 보면서 나도 사람들이 법을 잘 알 수 있도록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생각지도 않게 많은 성원을 보내줘서 고맙고 또 감사하다”며 “원래는 6개월 정도 해볼까 했는데 구독자가 많이 늘어난 만큼 좀 더 해야지 않을까 하고 있다”고 밝혔다.

‘변호사의 일상’을 영상에 담은 것만으로 유튜브 스타가 된 변호사도 있다. 로스쿨 출신의 김지수 변호사는 ‘킴변’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다. 구독자가 10만 명이 넘는 파워 유저다. 김 변호사의 첫 출근을 담은 영상 조회수는 191만여 회를 기록했다. ‘법공부의 모든 것’이라는 채널을 개설한 이운규 변호사는 공부법 강의로 인기를 끌고 있다. 구독자는 5만 9000여 명에 달한다. 채널은 법공부에 관한 강의 외에도 일상을 담은 ‘브이로그’와 ‘알아두면 쓸데 있는 법학사전’으로 생활법률 지식에 대한 강의도 담고 있다. 

[김지수 변호사 유튜브 채널 ‘킴변’]

변호사들이 유튜브에 진출하는 이유는 각양각색이다. 박 변호사처럼 ‘재능기부’로 시작한 경우도 있지만, 신참 변호사들의 경우 ‘이름과 얼굴 알리기’가 주목적이다.

법률홍보대행업체 ‘로톡’의 정재성 부대표는 “검색을 통해 법률서비스를 찾는 사람들이 전체적으로 늘어났는데, 텍스트보다는 영상기반의 검색결과가 선호되고 있는 추세”라며 “개인방송을 시작하거나 홍보업체를 통해 영상제작을 의뢰하는 법조인들도 늘고 있다”고 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변호사 시장이 커진 상황에서 인터넷이나 영상홍보를 적극 활용해야 사건을 수임할 수 있는 게 현실”이라며 “부정확한 법률ㆍ판결을 바로잡아주면서 전문성을 어필할 수 있는 창구로 유튜브를 이용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유튜브 채널 개설을 고민하고 있는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사건수임을 하려면 인터넷이나 영상홍보에 힘써야 하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신입 변호사 시절부터 홍보에 치중하다보면 사건에 집중하지 못할 수 있을 것 같다. 장기적으로 전문성도 쌓고 홍보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명 유튜버가 반드시 실력있는 변호사인 것은 아니기 때문에 사건을 맡길 때는 실제 전문성을 따져야 할 필요도 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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