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 구매하며 입장 차만 확인” 강력 비판도
여권 “느려 보이지만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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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 결과를 놓고 야당은 “뜬구름만 잡은 정상회담이었다”고 평가절하했다. 야권은 한미회담에서 “대북제재 선(先)해제는 없다”는 미국의 입장만 재확인했을 뿐이라며 “(문 대통령이) 왜 갔는지 모르겠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특히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해온 이른바 ‘굿 이너프 딜’을 미국이 사실상 거절하면서 야권은 “문 정권의 아마추어 외교 참사”라며 강력 비판했다.
12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한 나경원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의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뜬구름 정상회담’”이라며 “왜 갔는지 모르겠다. ‘실무회담이 잘 진행되고 있다’는 기존 청와대의 설명과 달리 문재인 외교ㆍ안보의 민낯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특히 ‘포괄적 합의와 단계적 이행’을 골자로 하는 문 대통령의 ‘굿 이너프 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빅딜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힌 데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나 원내대표는 “청와대는 그동안 굿 이너프 딜에 대해 미국이 용인해줄 것처럼 말해왔지만, 결과는 달랐다”며 “통상 전문가인 김종현 국가안보실 2차장을 안보 담당으로 세운 인사참사가 원인”이라고 했다.
“한국이 미국산 무기를 대량으로 구매키로 했다”고 말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내내 문 대통령이 무기 구매를 약속한 사실을 수차례 거론하며 “큰 구매를 해주신 데 감사드린다”고 언급했다. 이를 두고 야권에서는 “무기 구매만 약속하고 정작 성과는 없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용기 한국당 정책위의장은 “’북미정상회담은 끝나지 않았다’는 한마디를 듣고자 무기 구매 약속만 하고 온 것 아니냐”고 비판에 나섰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윤상현 한국당 의원도 “무기 대량구매 약속까지 해놓고 얻어낸 건 없는 딱한 회담이다. 4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한미정상회담을) 졸속 추진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각을 세웠다.
바른미래당은 “북핵협상의 동력을 살린 기회”라면서도 “아쉬운 점이 있다”고 이번 정상회담을 평가했다. 손학규 대표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인 진전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에서는 아쉬움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협상 동력은 살렸지만, 결국 미국의 입장 변화보다는 북한의 태도 변화를 전제로만 협상 진전이 가능함을 확인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반면 범여권은 이번 회담의 긍정적인 면을 강조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문재인정부 출범 후 일곱번째 열린 한미정상회담이 큰 성과를 남기고 끝났다”며 제3차 북미정상회담의 필요성을 강조한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흔쾌히 동의했다”고 논평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실패로 보였던 제2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조차도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좋은 경험으로 받아들이게 만들었다”며 “느려 보이지만 평화를 향해 우리는 분명 옳은 방향으로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고 했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한미 간 공조가 재확인된 것과 제재 완화의 여지가 보인 점은 성과”라고 했다.
유오상 기자/osyo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