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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정상국가화 일보전진 표방…최룡해 대미협상 역할 주목
-“北 대통령 꿈 꾸던 김정은, 명실상부한 ‘president”
-최룡해, 김영남과 달리 국무위원회 직책 겸임 눈길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회의가 지난 11일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헤럴드DBㆍ노동신문 홈페이지]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국무위원장직에 다시 추대하고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직을 신설하는 등 당과 국가 조직의 대대적인 개편을 단행했다. 11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한미정상회담과 맞물려 열린 북한의 최고인민회의의 뚜껑이 열린 결과 북한은 일단 포스트 하노이 국면에서 내부체제 정비에 주력한 모습이다. 한미정상이 남북정상회담을 거쳐 3차 북미정상회담을 추진한다는 의지를 확인한 가운데 북한이 내부정비를 마치고 어떤 답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일단 북한 최고인민회의 결과 김 위원장이 국무위원장직에 재추대되고 헌법상 대외적으로 명목상 국가수반 역할을 해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의 위상 변화가 예상된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물러나고 최룡해 당 부위원장으로 교체됐는데 그는 이번에 신설된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도 맡았다. 북한이 이번에 수정ㆍ보충한 헌법 개정 내용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직함을 달고 대외적으로 국가수반 역할을 하기는 무리가 따른다는 평가다.

이는 결국 김 위원장이 기존 헌법에서 국가 최고영도자이기는 했지만 대외적으로는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국가를 대표하던 비정상의 정상화라 할 수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12일 “최고인민회의 첫날 회의의 핵심은 국제사회에 통상적인 국가지도체제상 정상화를 의미하는 북한의 정상국가화”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이어 “2016년 최고지도자의 직책이 국방위원장에서 국무위원장으로 바뀌면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의 관계가 애매모호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국무위원장 아래 제1부위원장으로 조직됐다면 대외적 수반은 국무위원장이 되는 것이 맞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또 “김정은은 북한의 대통령을 꿈꾸는데, 이제 김정은은 명실상부 북한의 프레지던트(president)를 표방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회의 결과에서 또 하나 주목되는 것은 최룡해의 ‘2인자’ 자리다. 특히 최룡해는 전임이었던 김영남과 달리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신설된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을 함께 맡게 돼 향후 외교 영역에서도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영남의 경우 국무위원회에서 아무런 직책도 맡지 못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고령의 외교 엘리트인 김영남에서 김 위원장의 실세측근인 최룡해로 교체됨으로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외교활동이 과거보다 훨씬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룡해는 국무위원들인 리수용 당 국제부장, 비핵화 협상을 총괄지휘해온 김영철 당 통일전선부장, 리용호 외무상, 최선희 외무성 부상 등을 이끌고 대미협상도 관장할 수 있는 위치에 놓이게 됐다”고 했다. 정 본부장은 특히 “과거 중국과 러시아에 김 위원장 특사로 파견된 바 있는 최룡해는 이번에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직과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직을 맡아 김 위원장의 특사로 미국을 방문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지금까지 김 위원장의 눈과 귀를 가려온 김영철 대신 최룡해가 대미외교 전면에 나선다면 북미 간 비핵화와 재재 완화 협상에도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한편 최고인민회의 개최 전부터 관심을 모았던 북한과 김 위원장의 핵문제와 대미메시지는 이날 공개되지 않았다.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이 회의 개회사에서 “극악한 제재봉쇄 속에서도 전화위복의 기적을 창조해나가는 공화국의 자랑찬 현실”이라고 언급하는 선에 그쳤을 뿐이다. 양 부위원장이 핵무력과 관련해 언급한 “당의 전략적 노선이 빛나게 관철됨으로써 국가 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이 성취되고 우리 공화국은 세계 정치 구도의 중심에 당당히 올라섰다”는 발언은 과거 반복했던 입장과 동일하다. 다만 북한은 이날 회의가 1일차 회의라고 밝혀 이어지는 2일차 회의 등에서 김 위원장이 추가 메시지를 내올 여지는 남아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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