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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시장에 흩뿌려진 오브제, 캔버스의 이미지와 같아”
백아트 서울, 박경률 작가 개인전

회화-조각-구상-추상 경계 허물기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1층 벽에 걸린 회화 작품을 보고 2층 전시장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따라 올라갔다. 하얀 벽에 강렬한 회화작업이 걸려있을 것이란 기대와 달리, 전시장 바닥엔 각종 오브제가 깔렸다. 크고 작은 캔버스 작업들이 벽과 바닥에 걸렸다. 어리둥절 한 사이 작가의 설명이 이어졌다. “조각, 회화, 오브제를 구분하지 않고 다양한 시점에서 온전한 이미지로 파악하길 바랐다. 전시장 전체를 캔버스 삼아 새로운 작업을 시도했다” 최근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젊은 작가 박경률의 설명이다. 

박경률 `on evenness`전 설치전경 [사진제공=백아트 서울]

서울 종로구 팔판길 백아트 서울은 박경률 작가의 개인전 ‘온 이븐니스(on evenness)’를 개최한다. “캔버스에 그려진 이미지들은 주인공이 없다. 다시 말해 모두 중요하고 모두 의미가 없다”는 작가는 이같은 개념을 공간으로도 확장했다. 전시장 전체에 설치된 다양한 오브제들은 회화의 일부로 작동한다. 

박경률 `on evenness`전 설치전경 [사진제공=백아트 서울]

보통때 같았으면 화이트큐브 내 공간을 나누는 역할을 했을 벽들도 오브제로 변했다. 2층 전시장 입구에서 안쪽 전시장을 바라보면 설치된 회화작업이 벽에 따라 일부만 보이거나 또 보이지 않는다. 작가는 관람객의 시선과 동선을 고려해 움직이는 방향에 따라 이미지들이 달라질 수 있도록 공간을 연출했다. 장르의 구분과 평면회화에 익숙한 관람객에게는 당황스럽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우리는 이미 21세기에 살고 있는데, 미술감상은 여전히 르네상스 시기에 머물러 있다”는 박 작가는 “전시장에 뿌려놓은 설치물들은 캔버스에 그려진 이미지와 같은 역할이다. 회화, 조각, 추상, 구상의 경계를 부수는 시도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경률 `on evenness`전 설치전경 [사진제공=백아트 서울]

중요도를 제하고 보면 순수한 시각적 자극과 덩어리, 형태, 공간의 구성만이 남는다. 회화에 대한 흥미로운 접근이 가능하나 새로운 시도가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소구할 것인가는 또 다른 문제다. 

박경률, Posing a question, 2017, Oil on canvas, 140x140cm.[사진제공=백아트 서울]

박경률 작가는 2013년 홍익대 서양화과 석사졸업 후 영국 첼시 컬리지에서 순수미술 석사를 전공했다. 2018년 송은아트상, 2017년 서울시립미술관 북서울 ‘도시, 도시인’, 2016년 두산갤러리 ‘보기 위해 눈을 사용한 일’등 중요 기획전에 참여했다. 전시는 5월 8일까지.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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