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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2030세대, 4명 중 1명 성경험 없어…국가적 문제로 부각
도쿄大-스웨덴 연구소, 18~30세 남녀 대상 조사
性에 무관심한 일본인, 20%→25% 증가
‘출산율 저하’로 이어져 사회문제 부각
“경기침체로 경제적 영향력 상실이 원인”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18~39세 일본인 4명 중 1명꼴로 성(性)경험이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미국 CNN방송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성경험 없는 일본인들의 비중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로, 인구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일본에서 출산율 문제와 맞물려 국가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도쿄대와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가 1992년부터 2015년까지 18~39세 일본인 1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성관계 실태자료를 분석한 결과, ‘성경험 없는’ 여성의 비율이 1992년 21.7%에서 2015년 24.6%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경우, 같은 기간 20%에서 25.8%로 성경험 없는 비중이 더 높아졌다.

이는 30대 안팎의 성경험 없는 인구의 비율이 1~5% 가량인 영국, 미국, 호주에 비해 매우 높은 수치다.

특히 일본 남성은 소득이 낮을수록 성경험이 없는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CNN은 보도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피터 우에다 도쿄대 공중보건연구위원은 “성경험이 없는 원인에 대한 논의는 매우 복잡하지만, 남성의 경우 부분적으로 사회경제적인 원인이 있다”며 “한마디로 돈 문제”라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인구가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어 출산율 저하가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일본은 인구의 20% 이상이 65세 이상인 ‘초고령 국가’다. 2017년에 94만6060명의 아기들이 일본에서 태어났는데, 이는 1899년 공식 기록이 시작된 뒤 가장 낮은 수치다.

도쿄 소피아대 추국희 언론학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줄어드는 일본의 노동인구가 더 많은 노년층을 부양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성경험 없는 인구 증가에 주목하는 것은 출산율 감소라는 국가적인 과제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수십억 달러의 포르노산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포르노와 성에 대한 논의가 금기시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추 교수는 “섹스는 일본에서 더럽고 부패한 것으로 여겨진다”고 했다.

다만, 일본인들이 항상 성에 대해 보수적인 태도를 일관해온 것은 아니다. 제2차 세계대전 패배 후 일본인들은 서구의 프리 섹스(free sex)를 받아들였다. 특히 1940년~1980년대 후반 일본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 됐을 때,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이 늘어났다. 이들은 안정적인 중산층의 라이프스타일을 즐겼고 ‘남성성’을 중시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일본에서 장기간 금융불안과 경기침체가 시작됐다.

일본 메이지대 시게루 가시마 일본학 교수는 “일본의 경기침체로 남성들이 경제적인 영향력을 상실한 것이 여성을 만날 때 자신감에 영향을 미쳤다”며 “이는 일본 남성들이 여성보다는 일이나 취미에 몰두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 의학잡지 BMC 퍼블릭 헬스에 발표됐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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