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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장에서도 앱 점수따라 평가…中 ‘시진핑 학습앱’의 이면
공산주의 사상 학습앱 ‘쉐시창궈’…기사ㆍ영상 시청 시 점수 줘
앱 점수 낮은 학생 공개 비난, 근로자들에게는 ‘월급공제’ 경고도
전문가 “새로운 차원의 디지털 독재” 비난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중국에서 공산주의 사상을 강화하는 내용의 학습 앱인 ‘쉐시창궈’(學習強國)가 지난 1월 출시 후 사용자 1억 명을 달성하는 등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시민들이 앱 사용에 대한 무언의 압력을 받고 있으며 심지어 앱 사용을 하지않거나 일정 이상의 점수를 받지 않으면 학교, 회사에서 불이익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앱을 통해서 공공연하게 시민들에 대한 ‘디지털 감시’를 행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발음상 ‘시진핑(xi)을 공부하자’는 뜻으로도 읽히는 이 앱은 사용자들이 시진핑 주석의 말 중 영감을 주는 부분을 읽거나 연설 및 여행 장면의 짧은 비디오를 시청한 시간을 잴 수 있게 한다. 공산주의 영웅에 대한 퀴즈에 바른 답을 하거나 기사를 공유하면 포인트를 주며, 사용자는 그 점수로 추후에 빵이나 태블릿 같은 선물을 받을 수 있다.

중국 정부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 학습 앱이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지만, 정작 중국인들은 일상에서 앱을 사용하라는 압박에 둘러싸여있는 상황이다. 

[게티이미지뱅크]

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일부 학교는 앱 점수가 낮은 학생들을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있으며, 공공기관의 경우 ‘앱 학습회’를 열고 뒤처진 근로자들에게 ‘시말서’를 쓰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민간기업들은 당 관계자들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앱 사용에 따라 직원의 순위를 매기고 있으며, 앱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이들은 상까지 주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중국 북부의 훌룬부이르 대학교에서는 학교 관계자들이 시진핑 주석의 사상을 전파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앱을 사용하는 1100여명의 교사와 학생들의 점수를 감시하고 있다.

대학 측은 “모든 사람이 자율적으로 공부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정작 학생들은 자신의 상급자들이 앱에서 낮은 점수를 받으면 공개적인 비난을 서슴지않고 있다고 불평했다. 학교의 근로자들의 경우에는 앱을 더 자주 사용하지 않으면 급여를 공제하거나 보너스를 보류하겠다는 위협도 받았다고 밝혔다.

대부분이 처벌이 두려워 학교의 방침에 침묵하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 상에서는 일부 학생과 근로자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월급 공제 경고를 받았다는 한 근로자는 자신의 웨이보에 “이게 도대체 무슨 현상이냐, 도대체 공산당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냐”고 밝히기도 했다.

비판론자들은 중국 정부가 앱을 통해 중국 시민의 사생활을 침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앱 사용자들은 당과 관련된 기사를 모두 읽거나 최소한 3분 동안 비디오를 시청했을 때만 포인트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당이 ‘전파’하는 사상을 완전히 무시하기 힘들다.

호주의 RMIT 대학교에서 중국 미디어를 연구하는 하이칭 유 교수는 “앱 사용자들은 관심을 딴 데로 돌릴 틈이 없다”면서 “(공산당 학습앱은) 디지털 감시의 일종이며, 디지털 독재를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산당 중앙선전부가 앱 사용자 데이터를 보관한다는 사실 역시 ‘디지털 감시’라는 비판론자들의 목소리에 힘을 싣는다. NYT는 “이 앱에 등록할 때 사람들은 자신들의 모바일 번호와 국가 식별 번호를 제공해야 한다”면서 “정부가 학습 앱 사용자들을 얼마나 가까이 추적하는지는 분명치 않다”고 전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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