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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강확립 외치지만 빗나가는 서울시의회
-전문위원 행감기간 대학 강의 위해 감사장 빠져나가
-입법조사관은 박사논문 제출하고 박사로 허위기재
-무리한 자료 요구에 공무원들 “스트레스 극심” 울분
-“직원선발 공정성ㆍ공직자세ㆍ업무역량 먼저 챙겨야”


[헤럴드경제=이진용 기자]# 서울시의회 A 전문위원은 지난해 행정감사를 하고 있는 기간중 전문대학에 강의를 위해 유유히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그 시간 집행부 직원들은 감사로 긴장을 늦출 수 없었고 퇴근은 꿈도 꾸지 못했다. 정작 행정감사 한창이던 시의원들은 이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고, 직원들은 이 사실을 쉬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의회의 행정감사는 오후 8시가 돼서야 끝났다. 감사를 마친 서울시 공무원들은 파김치가 된 상태에서 늦은 퇴근을 할 수 있었다. A 전문위원은 해당 전문대학에서 시간강사로 지난해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오후에 강의를 했다. 적어도 행정사무 감사가 2주일에 걸쳐 진행됐으니 네번에 걸쳐 강의를 나간것으로 추정된다. 이 전문위원이 제출한 겸직허가 신청서에 보면 ‘퇴근 시간 이후인 야간시간 강좌인 바, 직무에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님’이라고 적시 돼 있다.

# 서울시의회 B 입법조사관은 서울시의회가 배포한 전문위원실 직원 안내책자에 박사로 기재됐다. 직원들 사이에 학위의 진위를 확인해봐야 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박사 논문도 검색이 되지 않았고, 해당 학위는 없었다. 학력 정보를 허위기재한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시의원에 이어, 입법조사관까지 학위가 허위로 밝혀졌다. 이 입법조사관은 학위에 대한 취재를 하자 “박사 논문은 제출했는데 학교 규정이 변경돼 아직 박사학위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 서울시의회 C 입법조사관은 집행부에 대한 고압적인 태도와 무리한 업무처리로 의장의 문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행정사무감사에서 보건복지위원회의 갑질 자료요구로 서울시노조가 의장을 항의 방문하는 등 홍역을 치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물의를 빚고 있어 시의회는 전전긍긍이다.

서울시의회 전문위원과 입법조사관들의 공직기강 해이와 행정업무 미숙으로 집행부 공무원들을 비롯한 서울시 산하 기관 직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시의회 임기제 직원들이 늘었지만, 함량 미달의 업무처리와 안이한 근무태도로 인해 집행부와 잦은 마찰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신원철 서울시의회 의장 취임 이후 시의회 사무처 기강확립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지만 사소한 것부터 지속적으로 문제가 일어나고 있는 것.


시의회는 시의원들의 의정활동 지원 명목으로 임기제 채용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시의회사무처 업무보고 자료에 따르면, 2018년 2월 기준으로 서울시의회 임기제는 82명에서 1년 사이에 102명으로 20명이나 늘어났다.

최근 임기제로 들어온 직원들은 대부분 전ㆍ현 시의원들의 낙하산이라는 이야기도 지속적으로 나돌고 있다.

문제는 자질이다. 의정활동지원을 위해 채용된 임기제 직원들이 마치 자신들이 의원인 것 처럼 공무원을 대하고, 가뜩이나 바쁜 시간에 직접 보고하러 오라는 등의 행위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법적으로 정해진 절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식도 모른 채 무리하게 자료를 요구하고 수시로 변경하는 시의회 전문위원과 조사관들의 전화와 메신저 때문에 서울시 공무원들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블라인드 단톡방에 나타나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의회는 서울시 감사를 할수 있는 곳으로 집행부의 통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시의회가 인사권 독립을 주장하기에 앞서, 의정활동을 지원하는 임기제 직원들의 선발 공정성과 공직자세, 업무역량부터 먼저 챙겨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의정 지원 인력이 늘어났다지만, 전혀 체감할 수 없다”고 말했다. 

jycaf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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