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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ㆍ3보선 이후 정국] 황교안 ‘선전’…미숙함도 함께…
창원성산 초박빙 승부 고무적
통영고성 압승 “내년 총선 발판”
축구장 유세·오세훈 막말 논란
근로자 집중 지역 열세도 한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이번 4ㆍ3 보궐 선거 성적표는 1승1패다. 그러나 성적표 속에 담긴 성과와 숙제는 조금 더 복잡하다. 당 안팎에서는 “(창원선상에서는)패배했지만, 높은 득표율은 고무적”이라며 “사실상 황 대표의 승리”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선거 막판 문제가 됐던 ‘축구 경기장 유세’ 등의 논란은 정치 신인인 황 대표에게 숙제로 남았다.

황 대표는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비록 두 지역에서 모두 승리하지는 못했지만, 우리 당과 나라에 대한 새로운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다”며 선거소감을 피력했다. 황 대표는 “국민들께서는 이번 선거를 통해 문재인 정권을 준엄하게 심판했고, 한국당에게는 무거운 숙제를 주셨다”며 “5곳에서 벌어진 선거에서 집권 여당이 단 한 사람의 당선자도 내지 못한 것은 현 정권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진보의 성지‘라는 곳에서 유례없는 단일화까지 했음에도 초박빙의 결과가 나온 것은 이 정권의 오만을 방관하지 않겠다는 국민들의 뜻”이라고 했다.

애초 창원성산은 고 노회찬 전 의원의 지역구로 PK(부산ㆍ울산ㆍ경남) 안에서도 ‘진보정치 1번지’로 통하는 지역이다.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도 범진보 진영 후보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던 데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후보 단일화에 나서면서 한국당 내부에서도 “선거 승리가 어렵다”는 비관론이 나왔었다. 당장 지난 20대 총선만 하더라도 단일화에 성공했던 노 후보가 강 후보를 1만3561표 차이로 크게 이겼었다.

그러나 투표함이 열리자 정치권에서는 “한국당이 의외의 선전을 거뒀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해 지방선거 때만 하더라도 한국당이 고전을 면치 못했던 진보의 본산에서 거의 대등한 득표율을 보인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것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단일화 악재 속에서도 비슷한 득표율을 기록한 것을 보면 내년 총선에서 역전도 가능해 보인다”고 했다.

실제로 4일 발표된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PK지역의 한국당 지지율은 38.8%로 민주당(38.2%) 지지율을 넘어섰다. 급격히 나빠진 지역 경제 탓에 야권의 ‘문재인 정부 심판론’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여권 관계자조차 “후보 단일화와 예산 지원보다도 정권 심판론이 더 영향력이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선거 기간 내내 창원에 머무르며 선거전을 진두지휘한 황 대표 입장에서는 통영고성의 압도적 승리와 창원성산에서의 선전이 어느 때보다 값지다. 당 대표 취임 이후 치러진 첫 시험대에서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으며 정치력을 증명한데다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발판도 강화하게 됐다.

그러나 황 대표에게 남은 숙제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선거 막판 논란이 된 ‘축구장 유세 논란’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노 전 의원 폄하 발언이 선거 막판 표심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내부 비판이 강한데다 2030과 노동자 계층이 집중된 지역에서 큰 차이로 패배한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유오상 기자/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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