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2월 8일 실종된 지 90여일 만에 주검으로 발견된 여중생 엄 아무개 양의 노제 모습(위)과 15년 만에 자신이 유력한 목격자라 주장하는 시민에 의해 만들어진 범인 몽타주. [연합]

[헤럴드경제=모바일섹션] 경기도 포천 시에서 실종 90여일 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여중생 살인사건의 실마리가 15년 만에 풀릴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달 30일 SBS TV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미제 살인사건인 ‘포천 여중생 살인사건’의 용의자일 가능성이 있는 한 남성의 몽타주를 공개하면서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 경기북부지방경찰청 미제사건전담수사팀에 따르면 최근 사흘간 몽타주와 인상착의가 비슷한 여장남자를 봤다는 112신고 전화 등이 총 10건 접수됐다.

‘포천 여중생 살인사건’은 2004년 2월 8일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의 한 배수로에서 실종된 지 3개월이 지난 엄모(당시 15세) 양이 얼굴 등이 심하게 훼손돼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운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발견 당시 엄 양의 손톱과 발톱에 붉은색 매니큐어가 칠해져 ‘포천 매니큐어 살인사건’으로도 불렸다.

당시 경찰 수사본부는 1년간이나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으나 현장 주변의 폐쇄회로(CC)TV는 물론, 다른 단서나 제보도 없어 결국 미제 사건으로 남게 됐다. 그러던 중 15년 만에 자신이 유력한 목격자일 수도 있다고 주장하는 시민이 나타나면서 경찰은 단서 수집에 나섰다.

사건 당시 대학생이던 한 여성은 112에 직접 신고 전화를 해 엄모양이 실종되던 시기 자신도 ‘흰색 차량‘에 의해 납치될 뻔했으며, 그 사건을 겪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동네에 엄모 양 실종 관련 현수막이 내걸린 것을 봤다’고 진술했다.

몽타주는 이 여성의 기억을 토대로 그려졌다.

경찰은 이번 제보를 계기로 수사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아직은 신중한 입장이다.

방송 이후 쏟아진 신고 전화 중에 아직 결정적인 제보는 접수되지 않았으며, 전반적인 검토 작업을 하고 있다.

한편, 이 사건을 포함해 총 13건의 미제사건을 전담하고 있는 경기북부 수사팀의 현재 인원은 4명밖에 없어, 서울(11명), 경기남부(7명), 부산(6명) 등과 비교하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2004년 이 사건이 전국적인 관심을 받을 당시 범인 검거에 부담을 느낀 포천경찰서 강력1반장 윤모(47) 경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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