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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원효로에 백범 김구가 만든 ‘건국실천원양성소’ 터
- 용산구, 내년까지 역사문화명소 100선 안내판 설치

백범 김구 선생이 설립한 ‘건국실천원양성소’의 1기 수료식 사진. 앞줄 왼쪽에서 다섯번째가 백범 선생이고, 바로 옆에 이승만 전 대통령 부부가 자리했다. [용산구 제공]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서울 용산구(구청장 성장현)가 3ㆍ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지역 내 문화유산을 전면 재정비한다. 구는 내년까지 근현대 역사문화명소 48곳을 추가 발굴해 안내판을 설치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로써 구에는 기존 국가지정문화재(4곳), 시지정ㆍ등록문화재(6곳), 미래유산(16곳), 기타유적시(26곳) 등을 포함해 지역 역사문화 명소는 100곳에 이른다. 구는 이를 활용해 주제별로 스토리텔링이 가미된 탐방 코스도 개발한다.

구 관계자는 “기존 안내판과 표석 52곳은 보수하고, 새로 설치할 안내판은 통일된 규격으로 제작할 예정”이라며 “자체 조사를 벌여 현재 역사문화 명소 목록 88개는 완성했고 나머지 12곳도 조속한 시일 안에 선정을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용산 지역 문화유산 가운데 현재 아무런 안내판이 세워지지 않은 곳은 ▷건국실천원양성소 터(원효로2가 73) ▷김상옥 의사 항거터(후암동 304) ▷경천애인사터 (한강대로62다길 17-5) ▷대한제국 평식원 도량형 제조서 터(원효로1가 25) ▷경성전기주식회사 용산출장소 터(한강대로 160) ▷함석헌 선생 옛집 터(원효로4가 70) 등이다.

백범 김구 선생이 설립한 건국실천원양성소 자리(노란색 원). 지도는 1927년 제작된 용산시가도로, 일제가 세운 절 서본원사가 표시돼 있다. [용산구 제공]

건국실천원양성소는 백범 김구 선생이 1947년 3월 20일 설립한 인재양성 기관이다. 일제가 세웠던 옛 서본원사(西本願寺) 건물에 강의실을 두고 조소앙, 신익희, 양주동, 정인보 등 각계 유력 인사를 초청, 학생들을 가르쳤다. 9기에 걸쳐 수료생 900여명을 배출했으나 백범이 암살된 후 1949년 말 해체됐다.

김상옥 의사 항거터는 김 의사의 매부 고봉근이 살았던 곳으로 의열단원이었던 김 의사가 1923년 1월 12일 종로경찰서에 폭탄을 투척한 뒤 추적해 온 일본 경찰과 이곳에서 ‘삼판통(지금의 후암동) 총격전’을 벌였다. 김 의사는 왕십리 방향으로 피신했고 1월 22일 효제동에서 총격전 끝에 순국했다. 

경천애인사는 일제가 세운 절이다.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미7사단 31연대 1대대장 고(故) 김영옥 대령과 고(故) 장시화 목사가 이곳에서 고아원을 차렸고 1951년부터 1954년까지 전쟁고아 500명을 돌봤다. 지금은 삼각지 성당이 자리하고 있다.

다음달 11일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원효로2가 보도에 건국실천원양성소 터임을 안내하는 안내판에 세워진다. [용산구 제공]

안내판 설치는 구 향토문화재보호위원회 심의와 국립국어원 감수를 거쳐 내년까지 순차적으로 이뤄진다. 구는 내달 11일 임정 수립 100주년을 기념, 건실터 인근 보도에 시범적으로 건실 안내판을 설치하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사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사업 결과는 별도 책자로도 만들고, 주제별 탐방코스를 만들어 내년부터 운영한다.

구는 용산역사박물관 건립도 추진한다. 오는 2021년까지 한강로동 옛 철도병원 부지(한강대로14길 35-29)에 박물관을 짓는다. 지하 1층~지상 2층, 연면적 2429㎡ 규모다. 등록문화재인 기존 건물을 헐지 않고 실내 리모델링과 주변부 정비공사만 시행한다. 개항 전ㆍ후, 일제강점기, 한국전쟁과 미군 주둔시기, 개발시대에 이르는 용산의 역사와 문화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성장현 구청장은 “산재돼 있는 역사 흔적들을 잘 갈무리해서 후대에 전달하는 것은 우리의 책무”라며 “일반에 알려지지 않았던 용산의 역사를 전면적으로 재조명하겠다”고 말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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