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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세먼지’로 文정부 도운 반기문, ‘북핵’엔 일침…“北, 핵폐기 안할것”

지난 21일 오후 인천 연수구 라마다송도호텔에서 반기문 전 유엔(UNㆍ국제연합) 사무총장이 인천경영포럼 400회 특별 초청 강연을 하고 있다. [연합]

- 인천경영포럼 400회 강연
-“안보리 제재도 유지해야”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반기문 전 유엔(UNㆍ국제연합) 사무총장이 “북한은 핵을 포기할 생각이 없다는 것이 분명히 드러났다”며 ”남ㆍ북ㆍ미국이 생각하는 비핵화가 서로 다르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포괄적 합의-단계적 이행‘ 기조 아래 북미 합의를 끌어내려는 우리 정부의 생각에 사실상 일침을 가한 것이다. 같은 날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사회적 기구의 위원장을 맡기로 하고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것과는 결이 다른 행보다. 반 전 총장은 지난 대선 당시 문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지목된 적이 있어서, 해당 기구 위원장직 수락이 이례적이라는 정가의 분석도 있었다.

반 전 총장은 지난 21일 후 인천 연수구 라마다송도호텔에서 열린 인천경영포럼 400회 특별 초청 강연에서 “보는 시각에 따라 다 다르고 (문재인)대통령과 생각이 다 다를 수 있으나 북한이 핵 폐기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점점 더 명백해지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하노이 정상회담을 지켜보면 미국 대통령이 미사일 실험만 안 하면 된다고 지나가는 말로 이야기한 것이 북한을 오판하게 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 입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을 빼낼지 모른다’라거나 ‘미사일 실험만 하지 않으면 된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니 ‘약간만 내놓으면 미국이 넘어가겠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ㆍ북한ㆍ미국이 생각하는 비핵화가 서로 다르다는 것이 확인됐다고도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하노이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가 우리 생각과 다르다는 것이 확실히 드러났다”며 “북한은 지난해 12월부터 관영 미디어를 통해 남한을 상대로 ‘완전한 비핵화를 혼동하지 말아라, 한반도 비핵화는 미국의 한국에 대한 핵우산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는 방송을 하기 시작했고 이런 부분이 미국과 북한 간 협상하는데 걸림돌이 돼 미국 대통령이 회담에서 자리를 박차고 나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 전 총장은 강연에서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 등 북한에 대한 제재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당분간 안보리 체제 내에서 문제 해결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좋다”며 “안보리 제재 체제를 유지하는 게 북한에게 세상 물정을 제대로 파악하게 하는 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강산 관광 재개나 개성공단은 약간의 페이스를 두면서 조절해 나가는 때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남북 간 교역을 해야 하지만 시기에 맞지 않게 할 경우 잘못하면 한미 간 불협화음을 촉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 전 총장의 강연에는 박남춘 인천시장,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이용범 인천시의회 의장, 이정미 정의당 대표, 더불어민주당의 윤관석 인천시당 위원장ㆍ맹성규 의원. 자유한국당의 안상수ㆍ홍일표 의원, 조동성 인천대 총장, 조명우 인하대 총장, 이희범 전 산업자원부 장관 등 700여 명이 참석했다.

앞서 반 전 총장은 최근 청와대가 제안한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사회적 기구 위원장직을 수락했다. 그는 강연 직전인 같은날 오후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을 만나 미세먼지 문제 해결 방안 등을 논의했다.

반 전 총장은 문 대통령을 예방한 뒤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정치권은 미세먼지 문제를 정치적 이해득실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미세먼지는이념도 정파도 가리지 않고 국경도 없다”고 말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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