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헌법재판관 9명 중 8명 ‘판사 출신’…법조계 우려 목소리
-문 대통령, 새 헌법재판관에 문형배·이미선 판사 지명
-변호사 출신 이석태 재판관 빼고 모두 판사 일색…역대 최다 비중
-검찰 출신 재판관 명맥도 처음으로 끊겨
-성별 기준으로는 여성 3명으로 긍정적 평가 

신임 헌법재판관에 내정된 문형배 부산고법 수석부장판사와 이미선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신임 헌법재판관에 문형배(54·사법연수원 18기) 부산고법 수석부장판사와 이미선(49·26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지명했다. 헌법재판관 9명 중 8명이 판사 출신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하게 됐다.

21일 헌재에 따르면 재판관 9명 중 판사 출신 인사가 7명으로 가장 많다. 변호사 신분으로 임명된 이선애(52·21기) 재판관도 10년 이상 판사로 재직했기 때문에 사실상 비법관 출신은 이석태(66·14기) 재판관이 유일하다. 다음달 서기석(66·사법연수원 11기), 조용호(64·10기) 재판관이 퇴임하지만, 후임 내정자가 모두 판사 출신이어서 구성에 변화는 없다. 다만 성별을 기준으로 하면 이선애 재판관과 이은애(53·19기) 재판관에 이어 여성이 3명으로, 헌법재판소가 문을 연 이후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법조계에서는 다양한 시각을 반영해야 할 정치적 사법기관인 헌법재판소가 지나치게 판사 일변도로 채워지는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을 지낸 김한규 변호사는 “이번에는 법관 출신보다는 교수, 정치인, 검찰, 변호사, 헌법연구관 등 구성의 다양화를 도모하는 게 좋지 않았을까 싶다”고 평가했다. 헌재 내부에서는 공법학계 신망이 두터운 김하열(55ㆍ21기) 고려대 교수 발탁을 기대했다가 낙담하는 분위기도 있다. 헌법연구관 출신의 김 교수는 다양성 확보라는 상징성과 전문성을 두루 갖춘 인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헌재 사정에 밝은 한 법조인은 “청와대가 지역을 고려한 인사를 한 것으로 보여 아쉽다”고 말했다. 이번에 지명된 두 후보자는 모두 부산 출신이다.

1988년 출범한 1기 헌재는 구성원이 다양했다. 초대 소장은 서울통합변호사회 회장을 지낸 조규광 변호사였다. 이성렬, 한병채 재판관은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인 출신이었고, 민사소송법의 대가로 불리는 학자 출신의 이시윤 재판관, 검사 출신의 김양균 재판관도 있었다. 그러다 2000년 이후 4기 재판부가 들어서면서 이강국 전 대법관이 소장을 맡고, 민형기·김종대·목영준·조대현·이공현·이동흡 재판관 등 9명 중 7명이 법원장급 법관으로 채워지면서 판사 위주로 헌재가 채워졌다. 검사 출신 재판관 명맥이 끊긴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1기 헌재 김양균 재판관 외에 2기에는 조승형·정경식·신창언 재판관 등 3명, 3기 송인준·주선회 재판관, 4기 헌재에는 김희옥 재판관, 5기에는 박한철 소장과 안창호 재판관이 검찰 출신이었다.

두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다음달 임명될 전망이다. 대통령이 지명하는 헌법재판관은 국회 동의 절차를 따로 거치지 않는다. 문 부장판사는 법관에 임용된 뒤 줄곧 부산ㆍ경남 지역에 판사생활을 한 부산 지역법관이다. 진보성향의 판사모임으로 알려진 ‘우리법연구회’ 회장 출신이다. 지난해 부산지방변호사회가 선정한 우수법관 10명에 들기도 했다. 이 부장판사는 전임자와 연수원 기수 15기 이상 차이가 나는 ‘파격 발탁’으로 받아들여진다. 역시 부산 출신으로, 1997년 판사로 임관해 줄곧 재판 업무를 맡았다. 대법원 재판연구관 시절 ‘키코 사건’과 ‘통상임금 사건’ 등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jyg97@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