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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기업 CEO ‘공화당 지지’ 압도적”
하버드大연구팀 ‘정치기여도조사’
민주당 지지의 ‘3배’ 후원금도 2배
공화당 ‘세금인하·규제완화’ 강령
기업들 이해관계와 맞아떨어져



미국 주요 기업 최고 경영진 중 공화당 지지자들의 수가 민주당의 3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양당에쪼개 내는 관례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내는 정치후원금 규모도 공화당이 민주당의 2배 이상이었다.

표면적으로는 다수의 CEO들이 이민정책, 기후변화 등에 대한 정부 정책에 대립각을 세우는 등 민주당과 목소리를 같이하고 있지만, 정작 수면 아래에서는 오랜 기간 공화당에 더 많은 자금을 후원해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셰 하잔 텔아비브대학교 교수 등 3인의 연구진은 하버드 로스쿨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 기업 CEO들의 정치적 ‘기여도’를 추적, 미국 내 기업 CEO의 과반수 이상(57.5%)가 공화당을 지지했으며 민주당 지지자는 18.4%에 불과했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연구는 지난 2000년부터 2017년까지 S&P1500 기업을 경영한 책임자 35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정치성향을 분류한 기준은 특정 정당에 대한 후원금액이다. 특정 정당에 자신의 총 정치 후원금 중 3분의 2이상을 후원한 경우, 해당 CEO는 공화당 혹은 민주당 지지자로 분류됐다.

양 당에 비슷한 규모의 후원금을 냈을 경우에는 ‘중립’으로 분류됐다. 대표적인 인물은 애플의 CEO인 팀 쿡이다. 뉴욕타임스(NYT)는 “그는 지난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대중들의 지지를 호소했지만, 동시에 공화당 하원의장인 폴 라이언에게도 기부했다”고 설명했다.

공화당으로 향한 기업들의 후원규모 역시 민주당을 2배 이상 웃돌았다. 연구에 따르면 2000년 이후 18년 동안 기업들은 공화당에 총 1억 2395만 달러, 민주당에 6124만 달러를 후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초반인 지난 2017년의 경우 공화당은 기업으로부터 621만 달러의 후원금을 모금했다. 이는 같은 기간 민주당(229만 달러)이 받은후원금의 약 3배에 달한다.

외신은 재계가 공화당을 강력하게 후원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정부 정책은 기업 활동에 큰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NYT는 “세금은 낮추고 규제는 완화한다는 공화당의 강령에 비춰볼 때 기업의 총수들이 공화당의 편을 들어주는 것이 예상 밖은 아니다”면서도 “다만 공화당에 대한 압도적인 지지는 사회적 이슈에 대해 기업 CEO들이 취해온 입장을 감안할 때 놀라운 결과인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공화당 지지 성향의 기업들이 정치 후원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길 꺼린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공화당 지지 성향의 기업들은 대체적으로 정치적 기여(political contribution)에 대한 기업의 투명성을 수치화한 CZI 지수(CZI score)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화당이 각종 규제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에서, 공화당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것은 대중들의 ‘혐오’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으로 분석된다. 한편 연구 대상이 된 CEO 중 2.8%에 불과했던 여성 CEO들의 경우 정치성향 면에서 대부분 ‘중립’으로 분류됐다. 여성 CEO들은 공화당과 민주당에 비슷한 규모의 후원을 진행했다는 뜻이다. 여성 CEO가 있는 기업은 CZI 지수도 높게 나타났다.

보고서는 “미국의 최고 경영자들이 정치나 정책 수립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며, 이번 연구는 미국의 재계가 ‘친공화당’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향후 CEO가 제안한 정책 입안과 조언, 그리고 그것이 기업의 경영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까지 연구 범위를 넓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미정 기자/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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