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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플&데이터] 수출·투자·소비 ‘3대 암초’ 직면…100일 맞은 ‘홍남기號’ 순항할까

문재인 정부의 2기 경제사령탑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다. 홍 부총리는 지난해 12월11일 취임 이후 경제활력을 최우선 과제로 내걸고 현장과의 소통을 강화하며 규제 혁신, 기업 투자 애로 해소 등에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세계경제 둔화와 수출 감소, 투자 위축 등이 지속되는 등 여건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관련기사 6면 

여기에다 내년도 최저임금과 탄력근로제 및 공유경제 등을 둘러싼 사회적 대화는 겉돌고 있고, ‘춘투(春鬪)’도 심상찮은 조짐이다. 세제 등 현안에 대한 홍 부총리의 정책 주도권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취임하면서 내세웠던 경제활력을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으며, 이제 그의 리더십과 추진력이 본격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홍 부총리는 무엇보다 그동안 정책기조 등을 둘러싼 경제팀 내부의 불협화음이나 잡음 없이 ‘원팀’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서 1기 경제팀의 투톱이었던 김동연 전 부총리와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최저임금과 기업정책 등을 놓고 잇따라 엇박자를 내다 결국 동반 경질됐다. 반면에 홍 부총리는 탁월한 조정능력과 현장 기반 정책으로 경제팀을 하나의 팀으로 이끌었다.

그러면서 홍 부총리가 역점을 둔 것은 경제활력 회복과 현장과의 소통 강화였다. 이를 위해 기존의 경제관계장관회의를 경제활력대책회의로 바꾸어 매주 이와 관련한 안건을 논의하고 실행 현황을 점검했다. 또 매주 경제현장을 방문해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점검하고 정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돌아가는지 점검했다. 이를 기반으로 정책의 중심 축이 혁신성장으로 상당 부분 이동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경제여건은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다. 대외 환경이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경제의 3대 핵심 동력인 수출ㆍ투자ㆍ소비 등이 동시에 위축되는 ‘3대 절벽’ 가능성이 높아지고, 홍남기 호(號)의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핵심 경제버팀목인 수출의 경우 미국과 중국 등 세계경제 성장률 둔화와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최근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비상등을 켠 상태다. 특히 반도체와 대(對)중국 수출이 20% 이상 급감해 위기감이 커진 상태다. 기업 설비투자는 지난해 중반 반도체 설비증설이 완료된 이후 급격히 위축되고 있고, 부동산 시장 위축으로 건설투자도 얼어붙은 상태다. 여기에다 올 상반기에 승용차 개별소비세와 유류세 인하가 종료되면 하반기엔 소비도 급격히 위축되며 ‘절벽’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 이로 인해 정부가 올해 목표로 잡은 2.6~2.7% 성장이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10조원 안팎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일자리 사정이 어려운 상태에서 성장세가 약화되면 일자리ㆍ소득분배가 더욱 어려워지게 된다.

이런 가운데 내년도 최저임금을 어느 수준에서 결정할지 여부가 최대 잠복 이슈로 남아 있고, 카풀 서비스 등 공유경제와 탄력근로제, 국민연금 개혁 등 갈등 현안도 한둘이 아니다. 양극화를 완화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오히려 심화돼 이를 반전시켜야 하는 것도 큰 과제다. 경제사령탑으로서 세제 등 핵심 정책에 대한 부총리의 목소리도 내야 한다. 홍 부총리가 ‘실무형’ 경제사령탑으로서 장점을 최대한 살리면서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을 위해 진검승부를 펼칠 때인 셈이다.

이해준 기자/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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