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더 큰 불 지펴지는 민주당 ‘매국’ 논란
-與 “수석대변인 쓴 외신 기자, 매국 가깝다”
-野 비판 봇물…“천박한 언론관 사과해야”

더불어민주당이 ‘문재인 대통령이 UN(국제연합)에서 김정은 수석대변인이 됐다’고 기사를 쓴 미국 블룸버그 통신 기자를 매국으로 규정한 데 대해 역풍을 맞는 모습이다. 사진은 민주당을 비판한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문재인 대통령이 UN(국제연합)에서 김정은 수석대변인이 됐다’고 기사를 쓴 미국 블룸버그 통신 기자를 매국으로 규정한 데 대해 야권에서 “내로남불”, “민주주의 역행” 등 비판을 쏟아내며판을 키우고 있다.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애국, 매국으로 국민을 가르는 정당은 대한애국당 하나인데, 민주당도 더불어애국당으로 다시 태어나려는지 묻고 싶다”며 “문 대통령을 결사옹위하면 애국, 비판하면 매국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 최고위원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일화를 예로 들었다. 국정원의 대화록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13년 6월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그동안 외국 정상들의 북측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을 때, 나는 북측의 대변인 노릇 또는 변호인 노릇을 했고, 때로는 얼굴을 붉힌 일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 발언의 맥락을 보면 ‘수석대변인’ 발언보다 더 북한 측 이해를 대변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돼 있다”며 “본인 스스로 타국과 정상회담에서 북한 대변인과 변호인을 자처한 노 전 대통령도 매국인가”라고 꼬집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도 전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민주당의 행동을 비판했다.

하 최고위원은 “민주당은 문재인 정권을 ‘문두환 정권’으로 만들려고 작정했다”며 “문명국가가 아닌 야만독재 시대에나 있는 일”이라고 썼다. 이어 “민주당이 이 기사를 매국으로 몰아부치는 건 블룸버그 통신을 매국이라 부르는 것과 같다”며 “블룸버그 통신에게 문 정권에 대한 애국을 강요하는 건 히틀러 시대 때나 있늘 법한 야만적 국수주의”라고 날을 세웠다.

자유한국당도 “민주당은 논평을 철회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민주당이)국회에선 제1야당 원내대표를 대통령에 대해 용납할 수 없는 모독을 했다고 윤리위에 제소하고, 언론에 대해선 기자를 겁박하고 언론검열을 서슴지 않고 있다”며 “정권 실정을 감추고자 검열과 통제만 앞세우면 이는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이며 국민 저항만 부추길 것”이라고 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역시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긴급대책회의에서 “오죽하면 외신이 나서겠느냐”며 “정권의 천박한 언론관이며 국제사회에서 망신”이라고 맹비난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3일 논평을 통해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인용한 외신 보도는 지난해 9월 블룸버그 기자가 쓴 악명 높은 기사”라며 “미국 국적 통신사의 외피를 쓰고 국가원수를 모욕한 매국에 가까운 내용”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서울외신기자클럽 이사회는 16일 성명서를 내고 “민주당이 블룸버그 기자 개인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고, 기자 개인 신변 안전에 큰 위협이 가해진 데 우려를 표명한다”며 논평 철회를 요구했다.

yul@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