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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길용의 화식열전]위기의 日 은행들...국내 은행들은 괜찮나

  • 기사입력 2019-03-14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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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조 미즈호 ROA 0.04%
저금리ㆍ저수익ㆍ저효율
국내銀도 비슷한 환경 직면
새로운 성장동력 마련 시급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 최근 일본은 미츠비시와 스미토모와 함께 3대 은행인 미즈호의 충격적 실적으로 떠들썩하다. 자산이 1조8000억 달러(한화 약 2080조)인데 1년치 이익이 7200만 달러(약 8000억원)에 불과했다. 총자산수익률(ROA)로 따지면 고작 0.04%다. 비슷한 규모의 미국 은행 수치는 1%에 육박한다. 일본보다 자산이 훨씬 작은 국내 일반은행의 평균치는 지난해 기준 0.6%다. 원인은 크게 세 가지다.

저성장과 저금리, 고령화는 예대금리차 축소를 가져온다. 성장률 둔화와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기대 약화는 안전자산(예금)에 대한 선호도는 높이고, 위험투자(대출)에 대한 수요는 낮춘다. 예금을 받아도 대출할 곳인 마땅치 않고, 금리차마져도 크지 않다면 은행의 수익성은 악화될 수 밖에 없다. 일본의 저성장이야 어제 오늘 일이 아니고, 기준금리는 여전히 마이너스다.

비대면 채널이 발달하면서 이른바 금융회사의 ‘지점’은 애물단지가 됐다. 엄청난 인건비에다 부동산 비용까지 감당해야 한다. 비대면 채널이 불편한 노인 등 취약계층을 위한다는 명분이었다. 실적이 급격히 악화되자 부랴부랴 지점을 줄이겠다고 했지만, 이번에는 그에 따른 전산화 투자가 필요했다. 구조조정 비용에 뒤늦게 이뤄진 대규모의 전산투자 부담이 겹치면서 실적은 더욱 악화됐다.

수익을 내기 어려워지자 해외로 눈을 돌렸고, 주식투자에도 나섰다. 미즈호의 해외투자 비중은 한때 40%에 육박했다. 대부분이 달러화 표시 자산이었는데,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정책이 중단되면서 그 가치가 급락했다. 영업도, 투자도, 미래에 대한 대비도 모두 실패였던 셈이다. 무디스는 “미즈호 뿐 아니라 일본 은행 전체의 신용도에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우리나라 경제도 저성장과 저금리에 고령화다. 그래도 지난 몇 년간 부동산 관련 대출이 급증하며 은행 이자수익이 상당했다. 하지만 생산과 관련한 대출은 크게 늘지 않았다. 투자가 정체되어서다. 부동산 투기를 막고 가계빚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정부는 예대금리차를 줄이고 대출 증가세를 강력히 억제하고 있다. 무디스는 지난해 2.7%였던 경제성장률은 올해 2.1%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에서도 금융회사의 비대면 채널은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줄이고는 있지만 일자리와 취약계층을 위해 속도조절 중이다. 상당기간 비용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일본과 달리 전산에 대한 투자는 조금 빨랐다. 시중은행 대부분이 상당히 높은 수준의 비대면 시스템을 구축한 상태다.

국내 금융회사들도 수익을 내기 어려워지자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수익률 제고 차원에서 달러화 표시 자산을 급격히 늘린 것은 일본과 같다. 다만 은행이 아닌 생명보험사와 자산운용사가 대부분이다. 은행은 오히려 해외에서 사업기회를 만드는 쪽에 무게를 뒀다.

우리나라 은행이 일본 보다는 내실 면에서 아직 나아 보이지만, 앞으로도 계속 그럴까? 핀테크로 표현되는 비대면화의 진짜 효율은 인건비 절감을 넘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데 있다. 일례로 이미 국내 지급결제 관련 서비스는 전세계적으로도 가장 저렴해졌다. 수익성을 갖춘 새로운 사업모델이 나올 여지가 크지 않다. 반면 은행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사업모델은 가능하다. 개인정보를 활용이 전제되어야 한다.

아시아 신흥국 금융시장에 진출하는 이른바 ‘신남방정책’에도 핀테크가 중요하다. 새롭게 금융시스템을 구축하는 마당에 옛날 식으로 전국에 지점을 내서는 답이 안 나온다. 국내에서의 경험이 중요하다.

금융당국의 인허가 장벽 안 쪽에서, 정부의 신용보강 지원을 받는 은행들이 전당포식 영업으로 가만히앉아서 돈을 꽤 잘 벌었던 것도 어느 정도 사실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아니다. 기존 2개의 인터넷은행에 다시 3곳이 곧 인가를 받는다. 기존 13곳에 더해 은행만 총 18곳이 된다. 가계빚을 더 늘릴 수도 없고, 투자에 소극적이라고 기업들의 팔을 비틀기도 어렵다. 일자리를 더 만들고, 은행들이 전당포 영업을 하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으려면 핀테크가 필요하다. 이른바 '신남방정책'의 비대칭전력으로도 핀테크는 중요하다.

규제를 좀 풀자. 당장 국회에 계류 중인 신용정보법이 중요해 보인다. 금융회사들이 가진 빅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물론 개인정보는 철저하게 보호되어야 하고, 정보 제공자에 대가도 논의되어야 한다. 구더기 무섭다고 장을 안 담글 수는 없지 않은가.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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