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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m 분리막 수천개 시간당 800톤 폐수 여과”
‘수처리’ 롯데케미칼 대구공장 르포
세계 최고 수준 멤브레인기술 보유
임병연 대표 “공유가치 창출에 보람”


롯데케미칼 대구공장에서 직원이 수처리 멤브레인이 장착된 카세트를 살펴보고 있다.

“실처럼 생긴 2m 분리막 수천개가 폐수를 빨아들여 오염물질을 여과하고 깨끗한 물을 파이프를 통해 내보내게 됩니다.”

지난 8일 롯데케미칼 대구공장에서 민규홍 수처리부문 대구공장관리팀장은 높이 2m70㎝, 너비 1m70㎝, 길이 2m10㎝ 크기의 수처리 카세트를 보여주며 원리를 설명했다. 이 카세트 한 개로 시간당 800톤이 넘는 폐수를 여과해낼 수 있다.

롯데케미칼이 지속 추진하고 있는 수처리부문은 연평균 4.2%의 고속 성장을 보이는 세계 물 시장을 공략할 ‘신성장동력’이다. 동시에 환경 오염과 물 부족 등 전세계적인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착한 기술’이기도 하다.

이런 비전으로 롯데케미칼은 수처리부문 사업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임병연 롯데케미칼 대표이사는 지난 2월 취임 후 처음으로 대구공장을 찾아 수처리 기술의 사회적 효용을 강조한 바 있다.

임 대표는 “기업이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고 사회적 가치에 기여하는 사업을 하는 것은 중요한 방향”이라며 “수처리 사업도 그 일환이며, 공유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모범을 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대구공장은 작년 5월 대구 달성군 물산업클러스터 내 연면적 5785㎡ 규모로 완공됐다.

500억원이 투입된, 연간 55㎡의 생산능력을 보유한 국내 최대 규모의 수처리용 분리막 생산공장이다.

롯데케미칼은 앞서 2011년 차세대 성장동력의 하나로 수처리 분리막 기술을 선정하고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진행해 왔다.

지난 2015년에는 삼성SDI의 분리막 수처리 기술을 인수해 정수, 하폐수 및 재이용 처리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멤브레인(Membraneㆍ분리막) 기술을 보유하게 됐다. 롯데케미칼의 분리막 기술은 가운데가 비어있는 ‘중공사막’으로, 이를 통해 오염된 물을 분리막 밖에서 빨아들이고 정수된 물을 파이프를 통해 내보내는 원리로 작동한다.

대구공장은 준공 5개월 만인 작년 10월 첫 해외 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중국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회사에 폐수 처리용 멤브레인 제품을 대규모 수출하며 사업을 본궤도에 올렸다는 평가다.

롯데케미칼은 이를 바탕으로 국내외 중대형 프로젝트 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전략 시장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워터마켓에 따르면 세계 분리막 시장규모는 2017년 기준 2조6600억원으로, 연평균 15.3% 고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케미칼 대구공장도 자체 산업용수 수처리 시설에 자사 멤브레인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었다. 국가산단에 입주한 기업들의 화학적산소요구량(COD) 배출 기준은 300㎎/ℓ 수준이지만 롯데케미칼이 배출하는 물의 COD는 6~7㎎/ℓ 선에 그쳤다.

대구 공장에서 만난 회사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에서 너무 깨끗한 물을 하수처리장으로 내보낸다는 이야기를 듣고 제품에 대한 자부심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세진 기자/jin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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