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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별기고- 강금구 주파푸아뉴기니 대사, 여승배 주뉴질랜드 대사, 조신희 주피지 대사]태평양 도서국가들과 우리나라 ‘손에 손잡고’
‘바다 건너 그대 사는 섬이 날 부르네요.’

70년대 국내 인기가수가 불렀던 ‘우리들의 이야기’의 원곡인 피지 전통민요 ‘이사 레이(Isa Lei)’의 한 구절이다. 태평양시대라고 불리는 21세기 현재, 14개 태평양도서국은 무한한 잠재성을 갖고 세계를 부르고 있다. 태평양의 지정학적 가치ㆍ광활한 수역ㆍ풍부한 어족 및 광물자원 등은 세계의 많은 나라들에게 말그대로 블루오션이다.

우리에게 아직은 생소한 태평양도서지역은 멜라네시아ㆍ마이크로네시아ㆍ 폴리네시아 지역으로 구분된다. 멜라네시아 지역에는 피지ㆍ파푸아뉴기니 등이 있다. 피지는 태평양도서지역의 교통ㆍ물류의 중심으로, 전략적 중요성이 높아 세계 여러 나라들이 투자와 지원을 늘려나가고 있다. 우리 정부도 2016년에 한국국제협력단(KOICA) 피지 사무소를 개설했다.

파푸아뉴기니는 액화천연가스(LNG)가 풍부해 다국적 에너지 기업들이 다수 진출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작년 11월 아시아ㆍ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한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파푸아뉴기니를 방문해 피터 오닐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은 양국간 호혜적 교역과 투자를 증진하고, 에너지 및 항만 인프라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키리바시ㆍ마셜제도ㆍ나우루 등이 위치한 마이크로네시아 지역은 전세계 참치 어획량의 절반 이상을 공급하고 있는 수산자원의 보고로, 우리 원양어업에 있어서도 핵심 어장이다. 또 백금ㆍ구리ㆍ코발트 등 경제적 가치가 막대한 심해저 광물이 다량 매장돼 있다. 우리 해수온도차발전 기술에 대한 수요가 높은 신재생에너지 시장이다.

폴리네시아 지역에는 사모아ㆍ통가ㆍ니우에 등이 있다. 최근 중국ㆍ일본 등의 투자 및 원조가 활발한 사모아는 우리에게도 협력 잠재력이 높다. 예를 들어, 사모아는 해저케이블 사업을 통해 역내 통신허브를 지향하고 있어 우리가 강점을 가진 정보통신기술(ICT)분야 협력이 유망하다.

이런 태평양도서국은 기회의 땅으로서 많은 국가들의 관심과 각광을 받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이 지역은 여전히 빈곤과 기후변화 등으로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곳이다. 이에 우리 정부는 1987년 이후 기후변화ㆍ해양ㆍ수산ㆍ보건의료 등 실질적 수요가 있는 분야에서 총 9500만달러에 달하는 개발협력 사업을 태평양도서국과 꾸준히 해오고 있다. 놀랄만한 경제발전을 이루고, 원조 수혜국에서 원조 공여국으로 거듭난 한국은 이들에게 있어 누구보다도 든든한 친구가 돼 왔다.

우리 정부는 태평양도서국들과 상생번영의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오는 13일 ‘한-태평양도서국 무역ㆍ관광 진흥 프로그램’을 출범시킨다. 무역사절단 교류ㆍ관광박람회 개최 등을 통해 양측간 경제협력과 인적교류가 더욱 확대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자 한다. 이 프로그램으로 양측 국민의 마음이 한층 더 가까워져 협력 기반이 굳건해질 것으로 확신한다. 우리의 신남방정책이 태평양도서지역에 닻을 내릴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앞으로 한국과 태평양도서국이 서로의 손을 맞잡고 ‘사람(people) 중심의 평화(peace)와 번영(prosperity)’의 길을 함께 걸어 나가기를 희망한다.

강금구 주파푸아뉴기니 대사, 여승배 주뉴질랜드 대사, 조신희 주피지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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