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구암유치원 문 열어
올 5곳…2021년까지 30곳 목표

서울시교육청이 사립유치원을 사들여 공립으로 전환해 운영하는 매입형 유치원이 국내 처음으로 서울 관악구에 문을 연다. 최근 사립유치원 사태로 국공립 확대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졌고, 학령인구 감소로 운영이 어려운 사립유치원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매입형 유치원이 대안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관악구의 한 사립유치원을 59억9000여만원에 매입해 공립으로 바꾼 서울구암유치원이 8일 개원한다고 밝혔다. 이날부터 구암유치원에는 이전 사립유치원에 다니던 원아 34명을 비롯해 105명의 원아가 등원하게 된다.

매입형 유치원은 최근 사립유치원 사태를 거치며 더욱 수요가 늘어난 공립유치원을 비교적 쉽게 확충할 방안으로 꼽힌다. 유치원을 새로 지을 때보다 비용이 적게 들고 기존 건물과 시설을 활용하기 때문에 개원 준비 기간도 상대적으로 짧은 것이 특징이다. 또 매입형 유치원은 학령인구 감소로 운영난을 겪는 사립유치원의 ‘퇴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사립유치원 사태이후 오는 2021년까지 국공립유치원 취원율 40% 달성을 목표로 공립유치원 확충에 나서고 있는데 매입형 유치원도 그 중 하나의 방안이다.

서울시교육청은 2021년까지 매입형 유치원을 30곳을 설립하기로 했다. 사립유치원들 호응도 좋아 올해 공모 때는 서울 전체 사립유치원(올해 3월 1일 기준 606곳)의 8.4%인 51곳이 매입을 신청했다. 이 가운데 9곳이 교육청 심사를 통과해 매입을 앞뒀다.

시교육청은 올해 구암유치원을 비롯해 5개 매입형 유치원을 개원하고 내년과 2021년에는 각각 15곳과 10곳을 문 열 계획이다.

교육계에서는 매입형 유치원 확대가 순조롭게 이뤄지려면 ‘기존 교직원 이직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립유치원이 공립으로 전환되면 교사를 비롯한 기존 교직원들은 유치원을 떠나야 한다.

구암유치원도 원장과 원감을 포함해 교사, 에듀케어강사 등 교직원 21명이 모두 새로 배치됐다.

박세환 기자/gre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