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PG차량 일반 확대 가능성에 LPG업계 판매 증가 기대감 - 정유업계선 경유 사용 감소 우려…“미세먼지 저감효과 크지 않다” 주장도
[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재난’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최악의 미세먼지 공습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제계와 산업계에도 그 여파가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 중에서도 미세먼지 발생의 주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 경유차량에 불똥이 튀면서 에너지 산업 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향후 정부 대책과 국회 입법 이후 시장 변화 가능성을 바라보는 관련 업계의 이목이 한 곳으로 집중되고 있다.
미세먼지 해결책을 요구하는 민심이 폭발하면서 굳게 닫혀있던 국회가 관련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에너지업계가 주목하는 법안은 여야 원내대표들이 3월 임시국회 처리에 뜻을 모은 ‘미세먼지 대책 5법’ 중 하나인 ‘액화석유가스(LPG) 안전관리 사업법 개정안’이다. 개정안은 여야 모두 큰 이견이 없는 무쟁점법안으로 꼽히며 국회 문턱을 넘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6개 관련법안의 핵심은 지금까지 택시, 렌트카,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에 제한돼 있던 LPG차량 진입 장벽을 일반 소비자에게도 대폭 개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특히 오는 2021년에는 배기량과 상관없이 모든 차종에서 LPG를 사용하는 승용차를 구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법안이 통과될 경우 에너지업계는 물론, 완성차 업계에도 지각 변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미세먼지 등 각종 환경규제 등으로 갈수록 설자리가 좁아지고 있는 화물, 영업용 등 경유차량의 감소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되며 정유업계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정유업계에선 경유 사용량이 줄어든다고 해도 미세먼지 발생량 저감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지난 2017년 조세재정연구원이 발표한 ‘수송용 에너지 상대가격 합리적 조정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경유가격을 휘발유 대비 100%로 조정해도 미세먼지 저감효과는 0.6%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 바 있다.
또 2013년까지 10년간 경유 소비량이 5.6% 증가했지만, 경유차량의 미세먼지(PM10) 배출량은 오히려 65%이상 감소했다는 연구 보고서도 이를 뒷받침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경유 사용이 감소한다고 미세먼지 발생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장담하긴 힘들다”며 “최근 출시되는 경유차량들의 배출가스 저감장치들이 크게 개선되고 있고, 경제성 면에서 경유차량 이용 소비자들이 꾸준히 이어지는만큼 급격한 소비 감소는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반면 LPG업계는 미세먼지 저감은 물론 연료비 절감 등 소비자 선택권 확대를 위해 LPG차량 판매 제한이 철폐돼야한다는 입장이다.
작년 9월 산업통상자원부가 국회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LPG차량 사용제한이 전면 완화될 경우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질소산화물(NOx)은 3941~4968톤(최대 7363톤), 초미세먼지(PM2.5)는 38~48톤(최대 71톤)까지 배출량이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른 환경피해비용은 3327억~3633억원까지 감소할 것이라는 게 산업부의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법안 처리 이후 시장 변화 가능성을 예단하긴 힘들다”면서도 “그동안 묶여있던 LPG차량의 일반 판매가 물꼬를 트게되면 LPG사용량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