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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여성 홀로살이②] 혼자가 좋은데…혼자라서 무서워
-서울시 전체 가구 가운데 16.2%가 여성 1인가구
-10명 중 4명 ‘혼자 생활, 안전하지 않다’고 느껴

혼자 살거나 밤 늦게 혼자 귀가하는 여성의 존재가 문제가 아니라 혼자 살거나 혼자 귀가하는 여성이 범죄의 대상이 되기 쉬운 사회 환경이 문제이다.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 1인가구 3년차인 30대 직장인 강모 씨는 “작년 이맘때 남자 한 명이 계속 따라오길래 이상한 기분이 들어서 빨리 집으로 들어갔다”며 “동네 사람인줄 알았던 그 남자는 집 주변에서 잠시 서성이더니 다시 돌아서 갔다. 그때만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고 말했다. 강모 씨는 그 사건 이후 일찍 귀가하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이처럼 홀로 사는 경우 여성들은 쉽게 불안에 노출된다. 대부분의 여성이 혼자 생활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으로 성폭력 등 범죄에 대한 불안을 꼽았다.

7일 서울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서울시 전체 가구의 16.2%가 여성 1인가구이며 25개 자치구 중 특히 관악구, 중구, 마포구, 용산구 등에서 여성 1인가구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연령별로는 20~30대에 전체 여성 1인가구의 43.7%가 집중되어 있다.

특히 서울에 홀로 사는 젊은 여성 절반 가까이가 일상생활에 불안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서울시 20~30대 여성 1인 가구 700명을 조사한 결과 44.6%는 일생생활이 안전하지 않다고 느낀다고 응답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대체로 안전하지 않다’(42.2%), ‘매우 안전하지 않다’(3.4%)였다. 이어 현재 거주지가 안전하지 않다는 의견도 36.3%(대체로 불안 35.7%, 매우 불안 0.6%)에 달했다. 특히 우려되는 범죄로는 성희롱ㆍ성폭행이 45.9%로 가장 많았으며 주거침입절도(24.7%), 납치ㆍ인신매매(11.2%), 노상강도(11.2%), 폭행(9.2%), 택시강도(6.9%)의 순이었다.

이처럼 1인 가구가 늘어나고 범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다 보니 서울시가 시행 중인 안심택배, 안심스카우트 등 여성안심정책에 대한 수요가 갈수록 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안심택배는 2013년 2만7609건에서 2014년 12만8383건, 2015년 25만8895건으로 늘었고 2016년에는 37만162건으로 13배가량 늘었다. 또 여성의 안전한 귀가를 돕고 어두운 골목을 순찰하기 위해 2013년 6월 시작한 서울시 여성안심귀가스카우트도 2014년 약 10만건에서 2016년 24만건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밖에도 서울시는 ‘여성안심지킴이집’, ‘여성안심주택’ 등의 여성안전서비스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결혼 기피, 만혼현상 등으로 혼자 사는 젊은 여성들이 늘어나는 만큼 이들의 생활 안전을 지원하는 다양한 공공서비스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연립ㆍ다세대에 거주하는 여성 1인가구는 오피스텔 거주자와 달리 창문, 베란다 등을 통한 외부 침입에 대한 불안을 느끼고 있음에도 설치비용 부담, 집주인과의 문제 등으로 적극적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며 “여성의 안전을 고려해야 하는 장소에 여성 안전을 위한 CCTV 등 안전시설 설치 등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cho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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