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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유로폴처럼 ‘에이펙(APEC)폴’ 추진
-유로폴 벤치마킹, 경찰 외교부와 협의중
-기존의 국가간 수사공조로는 한계…높은 단계의 협력 필요

[사진=연합뉴스]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유로폴(EUROpol)을 벤치마킹한 에이펙폴(APECpol)이 한국 경찰 주도로 추진중이다. 이르면 2020년께 창설 가능성도 열려있다. 유로폴은 유럽연합(EU)의 경찰조직으로 각국의 유로폴 지부를 두고 해당 국가의 경찰이 파견돼 활동하는 조직이다. 이를 벤치마킹한 에이펙폴이 창설되면 유로처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원국 경찰이 역내에서 발생하는 초국가적 범죄를 맡게 된다.

4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에이펙폴 창설을 목표로 현재 외교부와 협의중에 있다. 현재 밑그림 작업을 진행중인 경찰은 오는 10월 21일 경찰의 날을 앞두고 해외 경찰을 초청, 에이펙의 초안을 내놓고 이와 관련한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경찰은 2020년 열리는 APEC 정상회의 때 에이펙폴 창설을 의제로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에이펙폴은 적극적인 국제범죄 대응 필요성이 커진 것에 따른 것이다. 현재 한국 경찰은 아세안폴에는 옵서버 자격으로 참여할 뿐이고 지난 2015년 출범한 한중일 경찰협력회의 역시 즉각적인 국제 범죄의 대응에는 효과적이지 못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해외 도피 사범이 에이펙 회원국에 집중돼 있는 있는 점도 경찰이 에이펙 폴을 추진하는데 고려대상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경찰청의 2017년 통계연보를 보면, 1990년도부터 2017년까지 국내에 잡혀온 해외도피 사범 1943명 중 70%이상이 미국, 중국, 필리핀, 태국, 캐나다 등 에이펙 회원국에 집중돼 있다. 현재 아시아에서는 한국을 포함해 중국, 일본, 대만, 홍콩,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 12개 국가가, 미주에서는 미국, 매타다, 멕시코, 칠레, 페루 등 4개 국가가, 태평양 등에서는 호주, 뉴질랜드, 파푸아뉴기니, 러시아 등 4개국가 총 21개 국가가 에이펙에 가입돼 있다.

경찰이 에이펙폴을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것에는 지난해 한국인 최초로 김종양 총재가 인터폴 수장인 된 것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김종양 총재는 지난해 미국과 서방 국가들의 지지로 한국인 최초 인터폴 수장에 올랐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김종양 총재를 만나 치안 협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경찰의 벤치마킹 대상인 유로폴의 경우 국가간 수사 공조 시스템의 이상적인 기구로 평가 받고 있다. 특히 유로폴은 협의체에 불과한 아세안폴과 달리 집행기능도 가지고 있다. 유로폴은 지난 1999년 독일의 제안에 따라 설립된 이후 초반에는 경제관련 사범 단속에 주력했으며 이후에는 나치 전범 수사 등으로 확대됐다. 특히 최근에는 사이버 범죄에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각 국가가 비준한 유로폴 헌장에 따라 이들이 활동하고 있다.

사이버 범죄, 도박, 마약 등 실시간으로 발생하는 국제범죄의 경우 기존의 국제 수사공조 체제로는 국경을 넘나드는 범인들의 검거에 부족하다는 분석이 많다.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되는 불법 사이트의 경우, 범인을 검거하기는 쉽지 않고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사이트를 차단 하는 등의 예방적인 역할에 그쳐왔다. 이에 비해 에이펙폴이 출범되면 서버를 직접 찾아 제거하고 범죄자를 검거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실제로 유로폴의 경우 지난 2014년 악성프로그램을 유포하는 봇넷을 제거하기 위해 이와 관련된 서버를 찾아내 파괴한 바 있다.

유해성 형사정책연구원 부패경제범죄연구실장은 “마약 범죄, 사이버 범죄, 산업스파이범죄 등은 국경이 없다”며 “기존의 국제공조로는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예를들어 보이스 피싱의 경우, 중국 공안의 협조와 함께 인력이 파견되야 한다”며 “현재와 같은 시스템으로는 시간과 돈, 인력의 효율적 운영이 힘들다”고 말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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