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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복동’ 정지훈 “애국심 자극이다, ‘국뽕’이다는 말 이전에, 역사적 사실”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3.1운동 백주년을 맞아 우리가 유관순 누나를 더 많이 알아야 한다. 자전차왕 엄복동도 손기정만큼 우리가 알아야 할 사람이다. 애국심을 자극한다기보다는 역사적 사실이다. 엄복동 세 글자를 알리고 싶다. 영화를 보면 얘기할 거리가 된다고 생각한다.”

물장수에서 조선인의 희망이 된 자전차 영웅 엄복동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27일 개봉)에서 타이틀 롤을 맡은 배우 정지훈(37)의 말이다.

정지훈은 “범수 형이 흥미로운 책이 있다며 줬다. 허구인물인 줄 알았는데, 실제라 흥미롭게 읽었다. 감히 그 분과 비교하는 건 초라하지만, 순진하고 자전거밖에 모르는 분이 어떻게 큰 일을 했는지에 대해 공부를 많이 했다”고 전했다. 제작을 맡은 이범수는 “셀럽 느낌 뒤에 있는 정지훈의 소탈한 이미지가 배역에 맞을 것 같았고, 여주인공 강소라는 보이시한 매력에 더해진 여성적인 연약함이 역할에 어울릴 것 같았다”고 말했다.


정지훈은 더운 여름에 하루 9시간씩 비포장도로에서 자전거를 연습했다. “이제 바퀴 2개 달린 건 쳐다보지도 않는다”고 말할 정도로 열심히 탔다. 이어 “5년만에 선보이는 영화라 긴장된다. 좋은 일이 많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처음에는 가족영화인줄 알았다. 손기정 못지 않은 스포츠 영웅이다. 우리가 2002년 월드컵에서 안정환, 박지성 덕분에 밖에 나가 응원하고 힘을 얻었다. 일제 강점기에 한국, 일본 선수를 다 제치고 1등을 한 분이다.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하지만 엄복동은 자전거 절도 혐의로 옥살이를 하며 좋지 않은 말년을 보냈다. 이에 대해 정지훈은 “나도 최근에 알게됐다. 우리 아버지 세대는 삼씨세끼를 먹는 게 중요했다. 영화는 그보다 한 세대 더 위의 이야기다. 이 때는 한끼를 먹기도 어려운 시절이다. 얼마나 어려웠으면 자전차를 훔쳐서 감옥에 갔을까”라면서 “인물을 미화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 영웅화를 시키는게 아니라 당시 민중에게 힘을 준 것은 엄연한 팩트다”고 말했다.

“실제로 엄복동이 너무 1등을 오래 하니 일본이 대회를 중단시켰다. 이 때 엄복동이 일본기를 꺾자 일본군이 조준 사격을 할 때 군중이 나와 인간방어벽을 친다는 것까지도 실제 역사다. 당시 일본군이 총부리를 겨누면 가만 있겠는가? 애국심 자극이다, ‘국뽕’이다는 말 이전에, 이건 사실이다.”


정지훈은 가수와 배우를 병행한다. 2017년에도 앨범 ‘MY LIFE愛’를 발매하고 EDM과 힙합 소스를 배합한 일렉트로닉 트랩 비트 ‘깡’을 불렀다. 대중성보다 새로움을 추구한 흔적이 보인다.

“나는 대중가수지만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해야 한다. 이미 아이돌이 아니기 때문이다. 보아, 정지훈, 효리 누나, 동방신기 정도 되면 획기적인 시도를 해야 한다. 대중에게 늘 사랑받을 수 없다. 호불호가 갈려도, 그런 시도를 안하면 과거로 돌아가는 것밖에 안된다. 엄정화 선배를 예로 들면 된다. 엄정화 선배를 보면 음원 성적, 이런 게 아니라 그냥 멋있다. (박)진영 형도 현역에서 멋있게 플레이 한다.”

정지훈은 자신도 성적에 관계없이 멋있게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다음 앨범을 위해 홍대에서 음악하는 젊은 친구들을 모아 획기적인 시도를 하려고 한다.

정지훈은 “아내인 김태희가 연기 조언을 해주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조심스럽다. 내가 한 말이 되돌아오더라. 집안 일에 대한 말은 조심스럽다”고 답했다. “가정이 생기고 나서의 변화”에 대해서는 “조금 가벼워졌다. 16년간 같은 패턴이었다. 열정과 노력. 칼을 지독하게 갈았는데, 결혼하니까 그게 놓아졌다. 엄복동이 마지막 칼이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정지훈은 선배로서의 입장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요즘 방송국에 나가면 거의 선배의 입장에서 후배들을 대하게 된다.

“나의 지금 위치는 뭘까? 후배중에도 가끔 인사를 안하는 애가 있다. 그 친구 입장에서 보면 내가 무섭거나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물론 안면 있는 후배가 인사를 안하면 혼내지만, 인사를 강요하거나 후배들을 가르치려 하고, 충고하는 건 안한다. 속으로 저러다 조용히 사라지겠지 라고 생각한다.”

정지훈은 초심에 대해서는 “사람은 시대에 따라 변하는 거다. 그 정신만 안 잃으면 초심 을 유지하는 거다. 아이덴터티가 변하는 순간 초심을 잃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나에 대한 나쁜 기사도 나오고, 좋은 내용도 나온다. 모든 사람에게 오해를 풀면서 살아갈 수는 없다. 5천만 국민에게 얘기하려면 여기 있는 이 분들(기자들)에게 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특정 질문을 못하게 하거나 곤란한 질문을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하지 않는다. 그럴 필요가 없고 모든 걸 오픈해 솔직하게 말하겠다.”

정지훈은 차기작으로 코미디 영화를 조율하고 있다. 병맛 코미디를 좋아하며 독립영화, 단편영화도 출연하고 싶다고 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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