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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의 건설업계…“믿었던 주택마저”
주택 수주 급감… 2년전보다 25%↓
따놓은 일감도 미분양, 미입주
구조조정, 해외수주 등 대책 고민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주택 시장 불경기가 심화되면서 건설사들의 사업 환경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 이에따라 지난 3~4년 간 부풀렸던 몸집을 줄이는 구조조정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설 수주액은 154조5277억원으로 2017년보다 3.7% 줄었다. 2016년 164조8757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2년 연속 감소했다. 특히 주거용 건축 수주는 56조4958억원으로 주택 시장 경기가 살아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최저치다. 2016년 75조9472억원과 비교하면 25.6%나 줄었다.

따놓은 일감도 점점 줄고 있다. 주요 대형 건설사의 수주 잔고를 보면 현대건설의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고는 55조8060억원으로 1년 전(66조7580억원)에 비해 16.4% 감소했다. 대림산업도 25조7306억원에서 21조8282억원으로 15.2% 줄었다. 삼성물산(29조9840억원→27조9490억원), 대우건설(30조3744억원→29조8583억원)도 마찬가지다.


최근 몇년 간 건설사들의 경영 실적에 기여가 컸던 주택 사업의 경우 따놓은 일감이어도 실제 사업이 원활하지 않다. 주택 경기가 침체되면 분양부터 입주까지 난관이 첩첩산중이다. 분양의 경우 지방 사업장은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고, 수도권 등 인기 지역도 분양가 규제 및 대출 규제때문에 쉽지 않다.

다음달 준공 예정인 경남 창원의 ‘월영 부영아파트’는 4298가구는 통째로 미분양 상태다. 운좋게 다 분양을 했더라도 입주율이 뚝 떨어져 잔금을 회수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1월 전국 아파트 단지 입주율은 72.1%에 불과하다.

구조조정은 이미 시작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건설업 취업자 수는 지난해 11월 7만3000명에서 같은 해 12월 3만5000명으로 증가폭이 축소된 데 이어 1월에는 아예 1만9000명 감소했다. 건설업 취업자가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2016년 7월 이후 처음이다.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GS건설, SK건설 등 주요 대형사의 인력이 1년 전에 비해 각각 100여명 안팎으로 감소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 소규모 전문건설업체가 많이 늘어난 이유는 주택 일감이 증가한 것일 수도 있지만, 대형사를 나온 인력들이 자영업자가 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며 “주택 경기가 더 어려워지면 이 자영업자들마저 위기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 사업이 어려움에 처하면서 건설사들은 다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 몇년 간 구조조정을 통해 전열을 정비한 만큼 올해부터는 해외수주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것이다. 현대건설이 지난해 수주액보다 80% 이상 늘어난 13조1000억원(현대엔지니어링 포함)을 수주 목표로 잡은 것을 비롯해, GS건설(3조5000억원), 대우건설(3조2000억원) 등도 목표치를 올렸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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