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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광 채굴 연계한 가상화폐 투자 유도…10억 갈취 일당 입건
-“금 1000만톤 규모 금광 개발한다”고 투자자 모집
-가명과 법인명 변경하면서 교묘하게 피해자 속여

경찰은 지난해 12월 ‘에스엘블록체인그룹’을 압수수색했다. [사진=경찰 제공]

[헤럴드경제=성기윤 기자] 보물이 실린 배가 있다며 투자자를 모아 수익을 편취한 일당이 이번에는 금광 채굴과 연계한 가상화폐에 투자하도록 사기 행각을 벌였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수사대는 금광채굴을 한다고 속여 투자자들에게 돈을 갈취한 에스엘블록체인그룹 대표 이모(50) 씨와 부회장 이모 씨 등 5명을 사기 혐의로 8일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회사 사업과 관련한 가상화폐에 투자하면 회사가 거래소 상장 후 거액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피해자들을 속였다. 일당은 ‘에스엘블록체인그룹’이라는 이름으로 “경북 영천에 1000만톤의 금이 있는 금광을 개발한다”고 광고한 후 이와 연계된 가상화폐인 ‘트래져SL코인’을 사면 큰 이익을 볼 수 있다며 피해자들을 모았다.

앞서 범인들은 같은 수법으로 사기 행각을 벌였다. 이들은 “신일그룹이 150조원의 금괴가 실린 돈스코이호를 인양할 계획”이라며 “신일골드코인을 구입하면 회사 상장과 동시에 100배 수익이 날 것”이라고 투자자를 모았다. 신일그룹은 에스엘블록체인그룹으로 바뀌기 전 법인명이다.

이같은 수법으로 이들이 속여 뺏은 금액은 100억원 가까이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4월부터 7월까지 보물선 돈스코이호 인양한다고 2354명으로부터 약 90억원, 같은 해 10월부터 11월까지는 금광 채굴한다며 388명으로부터 약 10억원 총 100억원 가량을 가로챘다. 개별 피해액은 평균 250만원 정도다.

이들은 수익금을 나눠 갖고 나머지는 홍보비와 사무실 운영비 등으로 전부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엘블록체인 그룹의 이 대표의 경우 구속될 경우 1년에 5억씩 3년 동안 총 15억을 받기로 했다고 경찰 조사에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 일당은 가명과 법인명 등을 계속 바꾸면서 범행을 저질렀다. 주범인 유승진은 ‘유지범’, ‘송명호’ 등 여러 개의 가명을 사용했다. 법인명도 지난해 8월부터 지금까지 약 6개월 동안 ‘신일그룹’, ‘신일해양기술’, ‘에스엘블록체인그룹’, ‘유니버셜그룹’ 등으로 4차례나 변경하면서 실체를 숨기는 수법을 이용했다. 범행수법도 갈수록 고도화됐다. 피의자들이 만든 최초의 ‘신일골드코인’은 가상화폐 백서가 없는 등 사이버머니 수준이었지만 ‘트레져SL코인’은 가상화폐 백서 및 전자지갑 등의 가상화폐의 모양새를 어느 정도 갖췄다고 경찰은 밝혔다. 백서는 제품 운용이나 기술 배경 등을 설명해놓은 문서다.

또 이들은 새로운 사기 범행을 할 때마다 가담하는 국내의 공범들도 새롭게 섭외하는 등 교묘하게 피해자들을 속였다.

현재 주범인 유승진은 수사 시작 전 해외(베트남 추정)로 도피해 있는 상태다. 유 씨는 인터넷 전화나 SNS등으로 공범들과 연락을 해 사기범행을 지휘하고 있다고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유 씨 검거를 위해 베트남 현지 경찰과 공조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국내에서 역할을 분담하고 있는 공범자들에 대해 엄정하게 사법 처리할 예정”이라며 “트레져SL코인 투자 역시 보물선 투자사기와 같은 수법으로 확인되고 있으므로 투자자들의 적극적 신고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sky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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