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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靑에서 자영업자 처음 만난 文대통령…내내 ‘경청모드’
-사전 시나리오 없이 ‘자영업ㆍ소상공인과 간담회’
-“최저임금인상 등 생생한 현장목소리 정책 반영”
-주휴수당 등 대화 테이블에…“만남 자체가 의미”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청와대에서 열린 혁신벤처기업인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처음으로 청와대에서 자영업ㆍ소상공인을 위한 별도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특히 자영업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었다.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자영업자ㆍ소상공인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가운데 현장의 고충을 직접 챙기고 정책에 반영하고자 마련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간담회 내내 메모를 하는 등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자영업ㆍ소상공인과의 대화’ 행사를 열고 사전 시나리오 없이 격의없는 대화를 나눴다. 간담회는 자영업 보호와 상생, 자영업 성장ㆍ혁신지원, 경영비용 부담 완화, 다양한 자영업 업종별 규제 해소 등 4개 주제로 나눠 진행했다. 최저임금 인상이나 주휴수당, 단기 근로자의 4대 보험 가입 문제 등이 대화 테이블에 올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연초부터 광폭 경제행보를 보이고 있는 문 대통령이 중소ㆍ벤처기업인과의 대화, 대ㆍ중견기업 간담회, 혁신 벤처기업인 간담회에 이어 경제계와 소통하는 4번째 자리다.

문 대통령은 앞선 대기업ㆍ중견기업ㆍ벤처기업인 등 세차례 간담회처럼 귀를 활짝 열고, 진지한 표정으로 현장 목소리를 경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할 말은 하겠다’는 기업인 얘기를 들은 것처럼, “쓴소리는 곧 약”이라는 입장을 취한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싫은 소리도 다 듣고서라도, 이를 경제정책에 참고하겠다는 게 대통령의 의중”이라며 “자유 토론 행보를 이어가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했다.

자영업ㆍ소상공인들을 청와대로 불러 소통한 것은 문재인 정부가 처음이라는 점에서 최악으로 치닫는 자영업자들의 불만을 보듬어 줄 필요가 있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갤럽이 최근 발표한 1월 다섯째주 여론조사 결과 자영업자 35%만이 대통령 직무수행을 ‘잘 하고 있다’고 답했다. 자영업자 국정지지도가 83%로 최고치를 찍은 지난해 5월 첫째주와 비교하면 8개월만에 48%포인트나 하락한 셈이다. 이에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의 여론을 반전시키지 못한다면 집권 3년차를 맞는 국정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자영업ㆍ소상공인과 별도의 간담회를 마련한 것 자체가 나름대로 상징성이 크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그동안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숫자는 많았지만 중소기업의 한 분류로 취급됐다”며 “문 대통령이 자영업ㆍ소상공인을 별도로 만나는 것 자체가 (자영업ㆍ소상공인을) 새로운 경제주체로 인정한 것으로, 이는 역사적인 출발”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 간담회에서 공정경제 틀 속에서 소상공인들도 노력하면 잘 살수 있다는 희망있는 사회를 만들어달라고 주문할 것”이라며 “중소기업기본법 처럼 관련 소상공인기본법을 제정해서 자존감 갖고 경제 주체로 일할수 있는 길이 열렸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간담회에는 소상공인연합회, 시장상인연합회 등 전국 단위 36개 자영업ㆍ소상공인 단체를 비롯해 자영업자ㆍ소상공인 지원기관 관계자 등 총 157명이 참석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행사에서 나온 업계의 의견을 지난해 마련된 ‘자영업 성장ㆍ혁신 종합대책’에 추가할 예정”이라고 했다. 간담회 사회는 자영업자의 성공 비법을 담은 책 ‘사장하자’를 발간한 방송인 서경석 씨가 맡았다.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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