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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18 망언 파동속, 전두환 자택 ‘철통경비’
경찰 “무슨일로 오셨느냐”…
의경 포함 경찰 5명, 24시간 경비


13일 오전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에서 5월 단체 회원들이 자유한국당의 ‘5·18 공청회 망언’을 규탄하기 위해 국회로 향하는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5·18 공청회 망언’ 논란 속 12일 전두환 전 대통령 연희동 자택 전경. 주위를 경비하는 의경의 뒷모습이 보인다. [연합·박병국 기자/cook@]

1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자택이 있는 연희로 27나길. 자택을 100여미터 남겨놓은 골목길에 들어서자 갑자기 한 무리의 사람들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모자를 푹 눌러쓴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성 한명이 다가왔다. “무슨 일로 오셨나”는 질문이었다. 그 뒤로 체격이 건장한 40대 남성이 뒤따라 나타났다. 이들은 모두 경찰로 20대 남성은 의무경찰(의경), 40대 남성은 의경을 지휘하는 경찰청 기동대 소속 경찰관이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5ㆍ18 망언’으로 당시 진압 작전의 핵심 인물인 전 전 대통령을 경호ㆍ경비하는 경찰은 한 층 더 긴장하는 분위기다. 전 전 대통령의 자택 XX번지~민간인 주택 XX 번지까지 이어진 130여미터의 골목길을 길을 따라 초소가 세군대 세워져 있으며 의경 4명과 지휘관 한명 총 5명의 경찰이 24시간 상주하며 행인들을 통제한다. 이외에도 5명의 경찰들은 밀착 경호를 맡고 있다.

지나가는 행인들은 모두 보고대상이다. 차량과 행인들이 지나가면, 경찰들은 무전기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상부에 보고했다. 이날 만난 경찰관계자는 “국회에서 논란이 이어지면서 경호나 경비를 하는 경찰들이 더욱 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골목길을 지나가는 차량도 모두 통제 대상이다. 골목길에 차량이 나타나자 의경이 차를 멈춰세우며 용건을 물었고, 운전자는 당황하며 “길을 잘못 들었다”고 답했다. 유사 사례는 이날 하루 동안 계속 반복됐다.

경찰은 경호를 위해 건물(경호동)도 마련해 두고 있다. 자택 앞에 있는 3층 단독주택. 1층 단독 주택 등 두 채가 전 대통령의 경호, 경비를 위한 건물로 쓰인다. 외관은 일반주택과 같다. 대통령 경호처 소유였던 이 건물은 경찰이 대통령 경호를 맡으면서 1995년부터 경찰청으로 소유권이 이전됐다.

이외에도 과거에 연희동 인근의 한 파출소로 쓰이던 건물을 개조, 의경숙소로 활용하고 있다. 이 숙소에는 의경 60여명이 머물고 있다. 이들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경비도 맡는다. 경찰은 전 전 대통령의 경호에만 매년 2억 5000만원 넘는 예산이 투입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 씨에 대한 경찰의 경호 경비는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있는 전직 대통령은 필요시까지 경호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규정에 따른 것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법률에는 '경호가 필요할 시'에 대한 주체가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다"며 "이에 따른 혼란을 막기 위해, 법률 개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을 포함한 모든 전직 대통령의 자택 경비인력 중 의경 인력을 연내 철수하는 작업을 예정대로 추진 중이다

박병국 기자/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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