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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가 급락에도 선방한 SK이노…불확실성 걷고 중장기 성장 고삐
- 작년 4분기 유가 하락 국면에서 성공적 헷징…6556억원 영업외이익
- 국내 업체 최초로 배터리사업 실적 구분 공시
- “불확실성 줄이고, 투명한 정보 공개로 소통 강화” 

SK 울산 콤플렉스 전경 [SK이노베이션 제공]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말 급락한 국제유가에도 수익 변동을 최소화하는데 성공하며 종합 정유ㆍ화학사로서의 기반을 확고히 다졌다.

더 나아가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실적의 구분 공개까지 단행하며 사업 전반에 대한 불확실성을 걷어냈다는 평가다.

고객과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에게 사업의 유ㆍ불리를 떠나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투명한 소통을 강화한다는 행보로 읽힌다.

SK이노베이션이 최근 발표한 지난해 영업이익은 2조1202억원으로 전년 대비 34.2% 줄었고, 특히 4분기에는 278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석유사업에서 급락한 국제유가 탓으로 재고평가 손실과 정제마진 악화가 발생해 554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상의 부진은 유가 변동에 대한 손익 악화를 방어하기 위한 원유 구매 헷지(Hedge)에서 대거 만회됐다.

작년 4분기 6556억원 수준의 영업외이익을 시현하며 석유사업 부진을 덜어냈다.

이명영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은 최근 진행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원유제품 트레이딩을 통해 일부 물량에 대해 헷지를 시행 중”이라며 “4분기에 반영된 헷지 수익은 9월 유가인 배럴당 70달러 상단일 것으로 판단해 이익 확보 목적으로 파생해 둔 것”이라고 언급했다.

4분기 유가 하락을 예측하고 유가 하락 국면에 유리한 파생 상품 거래로 더 큰 손실을 막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헷지를 시행한 9월 이후 국제유가는 10월 평균 79.39달러를 기록한 뒤 연말까지 57.32달러 수준으로 급락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고도화된 원유 가격 전망을 통해 유가 변동이라는 통제 불가능한 외생 변수를 줄이고 불확실성을 걷어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앞으로도 파생 관련 상품 거래가 있을 것이나 통상의 헷지 수준에서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유가 상승 국면에서 이익 창출 목적은 제외하고, 유가 하락 국면에서 이익 방어 차원에서만 헷지를 시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사상 최초로 전기차배터리 부문 실적을 분리 발표ㆍ공시했다. 본격적인 수주와 투자가 진행됨에 따른 조치로, 사업 손익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투자자와 고객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결정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선제적으로 대형배터리 사업 세부 실적을 공개하는 것은 SK이노베이션이 최초다. 업계 1위인 LG화학도 소형ㆍ중대형전지를 합산해 전지사업으로만 공시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20년 손익분기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전기차배터리 부문에서의 영업손실은 3175억원 수준이지만 2020년을 기점으로 전기차 시장의 고속성장이 가속화되면 손익분기점 달성도 더욱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윤형조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지원실장은 컨퍼런스 콜에서 “2019년은 준비하는 기간으로 연구개발, 인력확충 등 비용 등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영업이익 측면에서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자동차사들의 대형발주에 따라 규모의 경제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과 그동안 배터리업계 골칫거리로 작용했던 코발트 등 원자재가격도 빠르게 안정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점진적인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최근 EV 배터리 시장은 기술력과 자본력을 갖춘 일부 업체들로 과점화되고 있다”며 “SK이노베이션이 후발주자임에도 중장기 실적 개선 및 고성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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