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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 Zero 스트레스] “시월드는 없다” 2030 신혼부부 명절 갈등 예방법
[헤럴드경제DB]
-형제들끼리 돈 모아 식당 예약…“설거지 몸살은 없어요”
-설연휴 부부싸움 막아라…집에 전화해 “이런 말 마세요” 입단속도


[헤럴드경제=정세희 기자] #. ‘설에는 시댁부터, 추석 때는 친정부터 가기.’ 서울 강남구에 사는 신혼부부 정모(36) 씨는 지난 주말 아내와 함께 이번 설 연휴에 지켜야 할 수칙들을 정했다. 그동안 지인들로부터 설 명절이 ‘지옥’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은 터라 미리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명절 이틀 동안 양가를 하루씩 방문하고 나머지 이틀은 경기도 인근 펜션에서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로 계획했다. 정 씨는 “가정이 행복 하려면 명절에 남편이 가운데서 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시대가 바뀐 것을 부모님에게 잘 설득하고 또 챙겨야 할 부분이 있으면 아내랑 함께 상의하려고 한다. 결국 소통이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1년 중 가장 큰 명절인 설 연휴를 앞두고 2030 신혼부부들은 명절 갈등을 피하기 위해 다양한 예방책들을 마련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시월드’ 스트레스를 참기만 하거나 피하는 것만이 아니라 부부가 함께 슬기롭게 극복하겠다는 신세대 부부들이 늘고 있다. 형제들끼리 돈을 모아 부모님 여행을 보내는 이벤트를 마련한다거나, 부모님이 좋아할만한 근사한 식당을 미리 예매하는 ‘외식법’도 각광 받는다. 외식은 전 부치기와 설거지 노동을 동시에 피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친척들이 다 함께 모인 자리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을 예방하기 위해 친척 인물 프로필을 만드는 예비부부들도 있다.

다음 달 결혼을 앞둔 최모(28) 씨는 얼마전 남편이 막말을 하는 친척 동생에게 상처 받을까봐 친척동생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나눴다. 그는 “모든 싸움이 식사자리에서 말실수로 일어나는 것 같아서 겁이 덜컥 났다. 나는 늘 보던 사람들이라 그러려니 하지만 남편은 다를 수 있을 것 같아서 미리 예방주사를 놓는다는 생각으로 상처받지 말라고 설명해줬다”면서 “반대로 남편에게도 시댁에서 조심해야 할 인물에 대해서 교육받았다”고 전했다.

아내나 남편 몰래 가족들에게 입단속을 시키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진다. 두달 전 결혼한 김모(31) 씨는 한달 전부터 부모님과 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설연휴에 “언제 애를 낳을 것”인지 질문하지 말아달라고 신신당부했다. 임 씨는 “신정 때 할머니가 계속 아이를 언제 낳을 건지 물어봤는데 당시엔 아무 말도 못하고 웃기만 하던 아내가 집에 가는 길에 갑자기 울어서 마음이 아팠다”면서 “이번 설에는 웃는 일만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명절을 앞둔 신혼부부들의 이러한 걱정은 엄살이 아니다. 최근 한 취업사이트 조사 결과 성인 3인 중 1명이 명절 때 가족과 다툰 적이 있다고 답했다. 대법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의 경우 설 연휴가 있었던 1월 총 1만1521건의 이혼신청이 접수됐지만 2월에는 1만3256건이 접수돼 15.05% 늘어났다. 많게는 34.56%(2015년 2~3월), 적게는 2.17%(2014년 9~10월) 늘었다. 평균 증가율은 15.56%로 집계됐다. 

s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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