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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등교사는 女, 대학교수는 男?...교단 ‘성비 편중’ 논란 재점화
서울시 초등교사 女 88%
전국 대학교수는 男 74%


교단 성비 편중 논란이 재점화 되는 양상이다. 올해 서울시 국공립초등학교 교사 최종합격자 성비를 비교했더니 10명 중 9명은 여성으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대학 교수의 경우 남성인 경우가 월등히 많았다. ‘초등교사는 여자고, 대학교수는 남자냐’는 비아냥도 그래서 나온다. 성별할당제 도입 역시 이해관계자들의 주장이 달라 도입까지는 적지 않은 난관이 예상된다.

28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국공립 초등학교 교사 임용시험 최종 합격자 성비는 여성 320명(88.8%)·남성 40명(11.1%)이다. 지난해 합격자 비율이 여성 84.5%·남성 15.4%에 비해 여성 합격자 비율이 4.3%포인트 늘었다. 이같은 합격 성비를 두고 일각에선 초등학생들이 한쪽 성에 편중된 교육환경에 노출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사 성향에 따라 남학생들의 활동성이 제한되거나 또래 여학생들에 비해 자신감이 결여되는 남학생도 있다는 목소리다.

초등 4학년 아들을 둔 한 학부모는 “(남학생인) 아이가 쉬는 시간에 교실에서 활발하게 돌아다니기만 해도 지적하는 경우가 있다”며 “내년에는 남자 담임 선생님도 한번 겪어봤으면 좋겠는데, 남자 초등학교 교사 수가 너무 적어 로또 수준”이라고 하소연했다.

이같은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은 초등학교 교사의 성비 편중을 교수직과 비교하면 정 반대의 상황이 펼쳐진다. 교육부의 2018년 ‘교원확보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대학 교수 중 여성은 25.9%(2만2123명)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모두 남성인 셈이다. 직급별 여성 비율은 교수 16.7%, 부교수 28.6%,조교수 39.2%로 나타나 교수직 중에서도 낮은 직급에 분포한 경우가 많았다.

해당조사에서 신규전임교원 중 여성 비율은 국공립대 28.1%, 사립대 37.4%로 전체교원 비율보다 높게 조사됐다. 그러나 오랜 세월 적체된 성별 쏠림 현상으로 인해 여성 교원이 10명 중 3명도 안 되는 구조가 공고한 실정이다. 이처럼 경직된 성비로 인해 대학생들 역시 다양한 학문적 시각이 제한받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여성 학생 비율이 높은 인문계열 학과에서는 교수와 학생의 시각차가 극명한 경우도 많다.

대학원생 김모(28·여) 씨는 “학부 때 ‘오늘 저잣거리에서 아내를 두들겨팼다’고 고백한 시를 놓고 ‘치부를 드러낸 지식인의 고해성사’라고 감탄한 교수가 있었다”며 “내게 감상을 묻기에 ‘시인은 사람들 앞에서 아내를 패고도 지식인 취급을 받으니 좋겠다’고 비판하려다 교수 성향을 아는지라 참았다”고 했다. 그는 “그 교수는 내게서 긍정적 답변이 나오지 않자 남학생에게 감상을 물어봐야 제대로 답변이 나올 것이라며 말을 돌렸다”고 회상했다.

대학원생 박모(28) 씨는 “초등학교 담임 선생님은 1명 빼고 모두 여자였는데 대학에 오니 전공 교수는 1명 빼고 모두 남자”라며 “이런 환경에서 공부하다보니 초등교사를 꿈꾸는 남학생은 거의 못봤고, 마찬가지로 여학생들도 교수가 되는 데 한계를 느끼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심각한 교단 성비 편중을 해소하기 위해 ‘성별 할당제’ 논의까지 나오고 있지만 여론의 반대는 높다. 국공립대 여성교수의 비율을 25% 이상으로 의무화하는 법안이 지난해 국회 교육위원회를 통과하자 역차별 논란이 불거졌다. 사립대에 비해 여성교수 비율이 낮은 국공립대에 도입하려는 법안이지만 교수직은 연구실적 등 능력 위주로 평가해야 한다는 반대 목소리에 부딪혔다.

교대는 1980년대 중반부터 대학별로 특정 성별이 60%~75%를 넘지 않도록하고 있다. 

김유진 기자/kac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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