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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연휴 D-7 홍역 비상]“아이 데리고 어디 가기도 무서워요”
-아직 예방접종 안 한 1세 미만 취약

24일 서울대병원에서 진료를 받기 위해 기다리는 모습[사진=성기윤 기자/skysung@heraldcorp.com]

[헤럴드경제=성기윤 기자] “명절에 가족들이 다 모이는데 아무래도 걱정이죠”

지난 24일 오후 3살 손자와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을 찾은 최모(59) 씨는 최근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홍역 때문에 되도록이면 집에서 생활한다. 함께 사는 어린 손자가 홍역에 걸릴까 봐 노심초사다. 그는 “아직 아이가 한 번 밖에 예방 주사를 안 맞아서 걱정”이라며 “특별한 일이 없으면 당분간은 집 밖으로 안 나가려고 한다”고 했다.

이날 서울대병원 소아과 병동에는 아이와 함께 병원을 찾은 부모들로 북적였다. 제각기 다른 이유로 병원을 찾았지만 아이를 가진 부모들은 하나같이 요즘 유행한다는 홍역 걱정이 많았다. 질병관리본부는 생후 12~15개월, 만 4~6세 시기에 각각 한 차례씩 홍역 예방 접종을 하도록 하고 있다. 아직 예방 접종을 하지 않은 1세 미만의 영유아 부모들의 걱정은 더욱 컸다. 실제 지난 23일에는 김포에서 생후 10개월 어린이가 홍역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아이의 방광이 안 좋아 병원을 찾았다는 김지숙(33ㆍ가명) 씨의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했다. 그는 “이제 아이가 8개월인데 돌은 지나야 (홍역 예방접종을) 맞을 수 있대서 겁난다”며 “방광이 아파서 병원에 안 올 수도 없고, 여기다 홍역이라도 걸리면 정말 큰일”이라면서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양천구에 사는 이성례(60) 씨도 걱정되긴 마찬가지였다. “애가 아직 11개월이라 예방 접종도 못했다”면서 “아침에도 홍역 환자가 늘었다는 뉴스를 보고 나왔다. 미세먼지에 홍역까지 겹치니 애랑 애 엄마는 집안에서 꼼짝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설 연휴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이날 전국 홍역 확진자가 37명으로 늘면서 정부는 예방에 힘쓰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홍역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예방접종을 독려하고 각 시ㆍ군ㆍ구별 진료소를 운영할 예정이다. 서울시도 홍역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마포구 보건소는 홍역으로 의심되는 환자를 위한 에어텐트를 설치해 선별적으로 진료를 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일부 의료기관에서 한시적으로 부족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백신 수급 모니터링을 철저히 하고, 공급사 핫라인을 운영하여 의료기관에 신속히 공급될 수 있도록 관리 중이다”라고 밝혔다. 

sky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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