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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Y캐슬’ 코디열풍] “컨설팅은 마술 아니라지만…” 학종시대 학부모 ‘등골 브레이커’
학부모 “학교 진로상담 못믿어”
소득수준 관계없이 거치는 관문돼
업계 “가격 부풀려…드라마는 과장
들어가는 노력비하면 비싼값 아니야”

드라마 ‘SKY캐슬’에서 입시 코디네이터가 책상 위치부터 조명까지 컨설팅해주는 장면. [제공=JTBC]

“예서는 240만원짜리 책상도 쓴다는데…몇백만원 짜리 입시컨설팅에도 손이 덜덜 떨리네요”

‘학종 시대’ 이후 전문 입시 컨설팅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최근 상류층의 교육현실을 그린 드라마 ‘SKY캐슬’로 새롭게 주목받긴 했지만,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입시컨설팅은 소득수준과 관계 없이 피할 수 없이 거치는 관문으로 꼽힌다.

서울시교육청 학원·교습소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 개설된 진학상담지도 강좌의 75%가 사교육 메카로 불리는 강남·서초 지역에 밀집돼 있다. 대치동의 한 입시컨설팅 업체 원장은 “얼마짜리 컨설팅을 받더라도 아이가 가진 수준을 크게 벗어나는 성과를 내기는 어렵다”며 “예서는 원래 공부를 잘 해서 내신성적이 좋은 아이로 나오니 서울대 의대 얘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십억을 주면 안 되는 아이를 되게 해준다는 업체가 있다면 사기”라고도 덧붙였다.

업계는 입시컨설팅 가격대도 부풀려진 부분이 많다고 주장했다. 입시컨설팅 수임료로 받을 수 있는 비용의 한계는 1시간에 30만원이다. 그 이상은 불법이기 때문에 있더라도 가격대를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 컨설팅 업계의 설명이다. 1시간짜리 상담을 위해 학생 맞춤형 자료를 찾고 요약본 만드는 보이지 않는 수고가 몇배나 들어가기 때문에 따지고보면 비싼 것도 아니라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하지만 학종시대의 명암을 바라보는 학부모들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다. 좁아지는 정시 문턱 앞에 수시 티켓을 포기할 수 없어 울며겨자먹기로 사교육 컨설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020학년도 대입전형에서 전국 4년제 대학의 수시비중은 77.3%까지 늘어난 상황이다.

고교생 학부모 김모(55) 씨는 “국영수 같은 주요과목 학원만 다녀도 등골이 휘지만 수시전형으로 저렇게 많이 뽑으니 도리가 없다”며 “‘학교는 내신 1,2등 위주로만 대입전략을 짜줘서 ‘자기는 들러리’라는 아이 말을 듣고 학원밖에 믿을 곳이 없었다”고 했다.

또다른 학부모 오모(50) 씨는 사교육비 부담을 호소했다. 오 씨는 “한번만 상담받아보자고 컨설팅 업체를 찾아갔다가 부족한 점만 더 보여서 6개월에 100만원짜리 코스를 결제하게 됐다”며 “비슷한 코스로 250만원을 받는 대치동학원도 알아봤지만 거기까진 감당이 안 돼 포기했다”고 했다.

교육부가 지난해 발표한 ‘2017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007년 조사 시작 이래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학생과 학부모의 계속되는 원성에도 불구하고 공교육현장에는 학종 컨설팅을 제대로 소화할 인력조차 부족하다. 현직 고등학교 교사 A씨는 “진로교사가 한자리 수에 불과한 학교가 대부분이라 공교육 안에서 학종을 제대로 대비하기란 불가능하다”며 “열정을 가진 선생님을 만나 정성껏 준비할 수 있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고서는 성적 좋은 아이들을 밑에서 받쳐주는 역할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김유진 기자/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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