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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경제, 불안한 출발]대외악재 점증에 수출ㆍ일자리 등 심상찮은 움직임…추경론까지 대두
반도체 ‘어닝쇼크’…투자 등 선제적 대응 강화 필요

연초부터 우리경제의 이상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면서 경제활력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홍남기 경제팀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사진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헤럴드경제 DB]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연초부터 우리경제의 이상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우리경제를 이끌어온 반도체 시황이 악화되며 삼성전자 등 관련 기업들이 ‘어닝쇼크’에 빠진 가운데, 수출도 지난해말 이후 연초에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세계경제는 미중 무역마찰과 ‘브렉시트(brexit)’ 관련 불확실성, 중국 경기둔화 우려 등이 복합되며 성장률 전망치가 속속 하향조정되고 있고, 내부적으로는 최저임금과 탄력근로제 등 정책적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 소비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올 봄에는 최악의 ‘일자리 보릿고개’가 예상되고 있다. 경기부진 우려가 증폭되자 벌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론까지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확대되는 등 대외 리스크(위험)가 고조되고 있다. 경제협력기구(OECD)는 미중 무역전쟁 등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7%에서 3.5%로 하향조정했고,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차관 및 중앙은행부총재 회의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을 종전보다 0.3%포인트 낮춘 3.7%로 제시했다.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해 12월에 전년동월대비 1.2% 줄어든데 올 1월에도 20일까지 -14.6%의 감소세를 지속하면서 수출 전선이 이상이 생겼음을 뚜렷이 보여주었다.

특히 그동안 수출과 전체 경제를 이끌어온 반도체 경기가 지난해 상반기 ‘슈퍼호황’을 마감하고, 조정국면에 진입하면서 한국경제 전체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삼성전자의 경우 메모리 반도체 사업 부진으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28%나 급감하며 시장에 쇼크를 주었고, 반도체 수출은 올들어서도 30% 가까운 급감세를 지속해 전체 경제에 짙은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탄력근로 단위시간 조정을 둘러싼 노동계와 경영계의 갈등이 지속되는 등 정책적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조선ㆍ자동차ㆍ철강 등 주력 제조업체들은 경쟁력 저하와 파상적인 통상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게다가 반도체를 이을 4차 산업혁명이나 서비스 산업 등 새로운 성장동력은 아직 요원한 상태다. 정부의 기업투자 촉진책도 아직 이렇다할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렇다 보니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이 당초 기대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이것이 확인되는 올 2분기에 정부가 추경을 편성할 것이란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일본의 투자은행(IB)인 노무라는 연초 한국경제 보고서를 통해 “올해 정부지출을 전년 본예산 대비 9.5% 늘리는 등 재정확대에도 불구하고 경기순환상 어려움이 가중돼 이르면 2분기 중 추경 편성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 추경을 편성하면 2015년 이후 5년 연속 추경을 편성하게 된다. 물론 정부는 추경을 거론하기엔 아직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엄중한 상황에 대응해 재정 조기집행을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리고 투자활성화와 일자리 대책 등 대책을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데 주력하는 게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연초부터 추경 편성론이 나오는 것은 그만큼 상황이 어렵다는 얘기다.

추경을 편성하더라도 이는 응급 대책에 불과하다. 여건이 더 악화되면 투자ㆍ고용은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고, 연초 경제가 어려워지면 올해 목표인 경제활력은 더욱 어렵게 된다. 때문에 불확실성을 뛰어넘을 투자활성화 등 선제적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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