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인사 3명 베이징發 예약확정
북미고위급·실무회담 포석인듯
북한과 미국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조만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고위급회담을 가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17일 중국 베이징을 경유해 워싱턴으로 향할 것이란 정황이 포착됐다. 북한 핵협상 실무 총괄책임자인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도 중국에서 미국 또는 스웨덴행을 준비 중이다.
김영철과 최선희 등 북한 측 인사 3명은 오는 17일(중국 현지시간) 오후 베이징발 워싱턴행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항공편을 예약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김영철 일행은 전날 밤 17일과 18일 모두 예약상태로 걸어뒀다가 이날 아침 17일자 항공편에 대한 예약을 확정했다.
현재까지는 김 부위원장과 최 부상이 17일 워싱턴으로 떠날 것이 유력해 보인다. 다만 일각에선 최선희는 스웨덴을 찾아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만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 비건 특별대표가 조만간 스웨덴으로 향할 것이란 얘기도 흘러 나온다. 최선희와 지난 8월 임명된 비건 특별대표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으로, 두 사람 간 회동이 추진된다면 북미가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고위급회담과 실무협상 투트랙을 동시에 가동하게 되는 셈이다. 다만 현재로서는 유동적인 상황이다. 외교소식통은 “상황이 유동적”이라며 “비건 특별대표가 스웨덴으로 가는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김영철의 두번째 미국행과 폼페이오 장관과의 북미 고위급회담은 초읽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16~17일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재외공관장 회의에 이어 오는 22~25일 스위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포럼) 참석 일정을 앞두고 있어 북미 고위급회담은 17~18일 열릴 가능성이 높다. 미 CNN방송은 전날 김영철이 17일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을 만나기 위해 워싱턴DC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북미 간 회담이 열리면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연초부터 친서를 주고받으며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2차 북미정상회담 시기와 장소, 의전 문제 등을 협의할 전망이다.
김동엽 경남대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과 미국이 이미 큰 그림을 그린 상태에서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합의문을 만들기 위한 조율작업을 진행중”이라며 “미국이 작년 연말 북한 측에 상응조치를 전달했는데, 북한이 고민 끝에 조건부로 받는 식으로 타협한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특정 시점까지 북미관계 수립과 한반도 평화체제, 비핵화라는 목표를 명시하는 출구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신대원 기자/shind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