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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교안 등장…한국당 ‘당권그림’ 요동
“힘든 국민들만 생각”…15일 입당 계획
전대 흥행효과…일부선 적극 환영
“한국당 탄핵책임론 시달릴것” 우려도

김병준(왼쪽 두번째)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갯속에 빠진 자유한국당 당권경쟁에 ‘대권 잠룡’으로 분류되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뛰어들었다. 황 전 총리가 한국당 입당을 선언하면서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한국당 전당대회 판세는 벌써부터 요동치고 있다. 당장 ‘황교안 입당’에 대한 공방이 치열하다. 흥행 효과가 커졌다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한국당이 나중에 박근혜 탄핵 책임론에 시달릴 불씨를 안게됐다는 견해도 나온다.

이와관련해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는 14일 차기 대표 선출과 관련, 현행 체제 유지로 방향을 잡았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당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현행 체제로 간다”고 했다. 이에 따라 자유한국당은 당 대표와 최고위원 선거를 분리해 지도부를 구성하는 단일성 집단지도체제인 현 선출 방식을 다음달 예정된 차기 전당대회에서도 그대로 적용하게 됐다. 당 대표가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현체제를 유지키로 한 것이다. 이에 황 전 총리의 입당이 재차 주목을 받고 있다.

자유한국당에 따르면 황 전 총리는 오는 15일 정식 입당식을 갖고 기자간담회를 열 계획이다. 앞서 황 전 총리는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한국당 입당 의사를 밝히며 “나라가 크게 흔들리고 국민들께서 정말 힘들어하고 계신데,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만을 생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대한민국의 미래와 국민 통합을 위해 새롭게 출발하려고 한다”고 했다. 그는 입당 시점과 관련해 “한국당에 입당하겠다고 하니 많은 분들께서 ‘왜 지금’이냐고 물었다”며 “‘나라와 국민을 생각해서 움직이라’는 명령을 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자유한국당의 변화와 혁신에 힘을 보태겠다”고 덧붙였다.

황 전 총리의 갑작스런 입당 발표에 당 안팎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지금 시점에서의 입당은 사실상 당 대표 출마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전부터 ‘황교안 등판론’을 내세웠던 의원들은 “드디어 와야 할 사람이 왔다”고 반색했지만, 다른 측은 “박근혜 정권 책임론이 재탕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당 중진 의원은 “황 전 총리의 등장으로 이번 전당대회가 더 주목받고 있다”며 “흥행까지 고려해야 하는 당의 입장에서는 황 전 총리의 도전이 반가울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황 전 총리의 당 대표 출마에는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심재철 의원은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황 전 총리의 입당은 환영하지만, 당 대표 출마에는 반대한다”며 “입당하자마자 당 대표에 나가기보다는 백의종군하며 대선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황 전 총리는 그간 지난 정권 인사들이 적폐로 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아무런 저항이나 비판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며 “지난 박근혜 정부에서 총리로 발탁돼 마지막까지 함께 했던 사람인 만큼 당 대표가 되면 한국당까지 탄핵 책임론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 역시 “황 전 총리의 한국당 입당을 환영한다”면서도 ‘백의종군의 자세’를 언급하며 당 대표 도전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아직 전당대회 선거 룰도 확실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황 전 총리의 등장으로 당 대표 자리를 둘러싼 눈치싸움은 더 심해질 전망이다. 당 대표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현행 ‘단일지도체제’ 유지에 힘이 실리면서 당 대표 선거 결과가 향후 총선과 대선에까지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당 전당대회에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비롯해 심재철, 정우택, 주호영, 김진태 의원,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아직 거취를 밝히지 않았지만, 홍준표 전 대표와 김무성 의원 등도 출마 여부를 고심 중인 상황이다. 당 관계자는 “황 전 총리가 당권 경쟁을 본격화하면 홍 전 대표 등도 출마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황 전 총리가 당 대표가 되면 ‘친박’과 ‘비박’ 계파갈등이 심해질 것이라는 걱정도 벌써 나오고 있다”고 했다.

유오상 기자/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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