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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무설탕ㆍ색다른 풍미 초콜릿…가치있는 디저트엔 지갑 열죠”
-글로벌 초콜릿 전시회 ‘서울 살롱 뒤 쇼콜라’ 방문기
-건강ㆍ친환경 등 초콜릿도 가치소비 트렌드
-“가심비 등 영향…디저트 시장 지속 성장할 것”


[사진=글로벌 초콜릿 전시회 ‘제5회 서울 살롱 뒤 쇼콜라’가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코엑스 전시장에서 열렸다. 건강과 친환경 추구 등 가치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다양한 초콜릿 제품이 소개됐다. 사진은 전시장 내부 모습]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나를 위한 작은 사치’

최근 디저트 문화를 일컫는 대표적인 표현이다.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에 이어 나의 심리적 만족을 최우선 추구하는 ‘나심비’ 와 같은 소비 트렌드가 부상하면서 디저트 시장도 지속 성장하고 있다. 지난 11일 찾은 ‘제5회 서울 살롱 뒤 쇼콜라’는 성장하는 디저트 시장을 한 눈에 살필 수 있는 자리였다. 카카오빈 원산지에 따라 각기 다른 풍미의 초콜릿은 물론 유기농ㆍ무설탕 등 건강을 추구하는 제품까지 다양했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독일 유기농 에너지바 브랜드 ‘누카오’ 부스다. 독일산 자동차부품 수입ㆍ유통사인 에스에스에프가 식품 쪽으로 눈을 돌려 지난해 8월 국내 유통을 시작한 브랜드다. 탄수화물과 당류는 줄이고 식물성 단백질ㆍ필수지방산을 늘려 건강 간식 또는 체중 관리용 제품으로 인기다. 개당 5900원으로 일반 에너지바와 비교해 4배 이상 높은 가격에도 한달에 1500~2000개 가량은 꾸준히 팔려나가고 있다. 온라인 오픈마켓과 비건 카페, 유기농 식료품 마켓, 피트니스센터 등에서 유통된다.

누카오 제품은 생분해 소재의 포장재를 사용해 친환경 실천에도 동참하고 있다. 파트너사 에덴 프로젝트와 손잡고 바 제품 한개 판매당 나무 한그루를 심는 캠페인을 진행해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 사이에서 만족도가 높다고 관계자는 귀띔했다.

에스에스에프 관계자는 “식품 유통은 이번이 처음인데 누카오를 시작으로 향후 간편식과 유기농, 저당 등 건강식 위주로 수입식품 라인업 늘려갈 계획”이라며 “해외에선 익숙한 비건, 글루텐프리와 같은 식품이 아직 한국에선 활성화돼있지 않은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있다”고 했다. 

[사진=글로벌 초콜릿 전시회 ‘제5회 서울 살롱 뒤 쇼콜라’가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코엑스 전시장에서 열렸다. 건강과 친환경 추구 등 가치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다양한 초콜릿 제품이 소개됐다. 사진은 전시장 내부 모습]

서울대 기술지주 자회사 ‘밥스누’도 이번 행사에 참여했다. 밥스누는 무설탕, 무합성착향료, 무합성착색료 등 3무(無)를 내세운 100% 순식물성 비건 초콜릿 ‘쇼코아틀리에’ 3종(약콩ㆍ다크ㆍ솔트)을 선보였다. 시식해보니 일반 초콜릿에 비해 단맛이 적어 부담없이 먹기에 좋았다. 시중의 바 초콜릿보다 두 배 가까이 비싼 가격에도 부스엔 관람객 발길이 쉴 새 없이 이어졌다.

이곳 부스에서 만난 김유미(29)씨는 “초콜릿을 좋아하는데 설탕 등 첨가물을 생각하면 먹을 때마다 불편한 마음도 든다”며 “(무설탕 초콜릿) 가격이 조금 비싸다보니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 사먹을 의향은 있다”고 했다.

‘안디아모’라는 브랜드 부스에선 ‘빈투바(Bean-to-Bar)’ 초콜릿을 취급했다. 빈투바는 카카오빈 재배부터 로스팅, 초콜릿이 바에 서빙되기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방식을 의미한다. 근로자의 노동력을 착취하지 않고 정당한 대가를 부여하는 것도 빈투바 업체가 고수하는 철칙이다.

안디아모는 각국 7개 브랜드에서 빈투바 초콜릿을 수입해 자사 온라인몰과 편집숍, 카페 등에서 판매 중이다. 커피가 원산지별로 다른 맛과 향을 내는 것처럼 이곳 초콜릿도 카카오빈에 따라 저마다 다른 풍미를 자랑했다.

정정훈 안디아모 대표는 “빈부터 심혈을 기울여 선별하고 농장 관리 등 모든 과정에 업체가 관여하기 때문에 가격(바 하나당 1만2000~1만7000원 수준)은 비쌀 수 밖에 없다”며 “미국, 유럽 뿐 아니라 최근 일본, 홍콩 등에서도 빈투바 초콜릿이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한국에서도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초콜릿 전문가들은 커피 애호가들이 조금 비싸더라도 만족도 큰 스페셜티 커피를 즐기는 것처럼, 초콜릿 소비도 보다 세분화ㆍ고급화할 것으로 관측했다. 김종수 한국카카오초콜릿연구원장은 “전체적으로 초콜릿 소비량은 줄었지만 더 좋은 초콜릿을 먹고자 하는 욕구는 높아지고 있다”며 “가심비 등 비용보다 마음의 만족도를 높은 가치로 여기는 소비 트렌드와 함께 초콜릿 뿐 아니라 디저트 시장도 지속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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