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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풀 반대’ 택시 바라보는 두 시선(上)] 승차거부·불친절 잦은 택시시민들 “새 이동수단 필요”
택시기사 잇단 분신에도 여론 싸늘

“편리함 때문에 타는 것이 택시인데, 승차거부를 하면 왜 택시를 타겠어요” (서울 영등포구 32세 직장인 김은영 씨)

“아직도 차 안에서 담배를 태우는 택시 기사들이 있다. 며칠 전에는 현금 없느냐고 화를 내기도 했다. 택시에서 내리고 싶은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서울 종로구 24세 대학생 안모 씨)

택시기사가 카풀 도입과 카카오택시를 반대하며 분신하는 사건이 잇따라 일어나고 있지만 여론은 여전히 싸늘했다.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은 택시의 잦은 승차거부로 인해 카풀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택시 기사들의 불친절, 난폭운전 등 서비스 질에 대한 불만도 터져 나왔다.

시민들은 카풀 도입이 필요한 가장 큰 이유로 출퇴근시간, 심야 시간 공급과 수요 불일치 문제를 꼽았다. 직장인 최모(34) 씨는 “택시들이 ‘예약’을 걸어두고 일부러 승차를 거부하거나 빈차인데도 목적지를 말하면 안 간다고 말할 때가 너무 많다”면서 “택시기사들이 하지 않는 영역을 카풀이 채운다는데 왜 반대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실제 리얼미터가 지난해 실시한 카풀앱 서비스 관련 여론조사에서 카풀 찬성 의견은 56.0%를 기록해 반대 여론 28.7% 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았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실시한 택시 이용 및 카풀 서비스와 관련한 설문조사에서도 약 70%가 ‘더 다양한 종류의 택시 호출서비스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응답했다.

카풀 도입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는 목소리도 많았다. 택시기사들이 신기술을 반대만 할 게 아니라 그들 스스로 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택시업계는 지난해 12월 20일 전국 택시를 대상으로 한 24시간 총파업에 돌입했지만 당시에도 시민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시민들을 불편하게 하는 택시 대신 다른 방법을 찾으면 되니 아쉬울 게 없다는 반응이었다. 서울 영등포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윤모(56) 씨는 “택시도 우리도 자영업자와 다름없지 않느냐”면서 “자본주의 시대에 돈 벌려면 나이가 들어도 공부하고 연구할 수밖에 없다. 시장에서는 결국 소비자가 외면 하면 망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시민들의 쓴 소리를 택시업계가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업계는 택시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는 “택시 산업 서비스 혁신을 위해서 공항 픽업 서비스, 자녀안심 서비스 등 부가 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카풀 도입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찾아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카풀 서비스를 둘러싼 갈등과 관련해 “생각이 다른 분들 사이에 일종의 사회적 타협이나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세희 기자/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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