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법농단 핵심” vs “탄압 중단”...둘로 나눠진 대법원 앞 여론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된 11일, 대법원 인근 서초동 일대 여론은 찬반양측으로 나뉘어 거세게 대립했다. 양 전 대법원장이 기자회견을 예고한 대법원과 소환조사를 받는 중앙지검 주변은 경찰버스가 에워쌌고, 100여명의 경찰병력이 출동했다. 양 전 대법원장과 시민ㆍ노동계의 충돌은 없었지만, 노동계가 폴리스라인 설치에 거세게 항의하며 경찰과 충돌했다.

시민단체들로 이뤄진 ‘양승태 사법농단 공동대응 시국회의’ 등 시민ㆍ노동계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양 전 대법원장이 끝까지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행태를 규탄한다”면서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구속수사를 요구했다.

대법원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한 안주용 농민민중당 대표는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뻔뻔한 것”이라며 “대법원 문앞에 적힌 자유ㆍ평등ㆍ정의라는 문구가 오늘따라 제 눈에 또렷하게 다가온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전공노 법원노조 측은 “(법원은 노조원들이) 몇십년간 다닌 회사이기도 하지만, 법원은 재판이 시작되면 심판을 해야하는 중립적 기구”라면서 “(양 전 대법원장은) 대법원장 자격이 아니라 검찰 수사를 받는 피의자신분으로 오는 거다. 그런데도 대법원 앞에서 자신의 입장을 발표하는건 전관예우를 노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반 시민들도 이날 현장에 나왔다. 이들은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보탰다. 오전 6시에 집에서 나왔다는 백승우(53·성남) 씨는 “(중앙지검 출석을 앞둔) 양 전 대법원장이 대법원 앞에서 입장을 발표한다는 것은 (아직도 스스로가) 사법부 수장이라고 생각하는 꼴”이라며 “(중앙지검이)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스스로를 ‘양승태 피해자’라고 주장한 서영록(70대·충남) 씨는 “양 전 대법원장에게 (재판과 관련한 부분을) 항의하기 위해 왔다”면서 대법원 진입을 시도했지만 경찰에 저지당했다.

한편 반대측은 양 전 대법원장의 검찰 소환을 지적했다. 다수 시민들은 대법원 동측 출입문 앞에서 피켓을 들고, 양 전 대법원장의 소환을 비판하는 집회를 진행했다. 김숙희(55) 씨는 “(양 전 대법관을) 옭아매는 것은 사법정의가 죽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현 정권은) 억울하게 잡혀들어가는 전 정권 사람들에 대한 탄압을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성우 기자/zzz@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