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셧다운 협상’ 박차고 나간 트럼프…역대 최장기화 우려
의회 지도부와 회담 30분만에 결렬
트럼프, “완전 시간 낭비” 민주당 탓
셧다운 19일째…주말 최장기록 앞둬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 해결을 위해 의회 지도부와 만났지만 30여분 만에 자리를 박차고 나가 협상이 결렬됐다. 민주당 지도부가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 편성을 반대했다는 이유에서다. 장벽 예산을 둘러싸고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셧다운 사태가 역대 최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워싱턴포스트(WP), 블룸버그통신 등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백악관에서 민주당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하원의장과 척 슈머(뉴욕)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를 포함한 의회 지도부와 회동했지만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장을 나온 직후 트위터를 통해 민주당 지도부와의 회동은 “완전히 시간 낭비였다”며 강하게 불만을 표했다.

그는 펠로시 하원의장에게 만약 신속하게 연방정부의 문을 열면 장벽을 포함한 국경보안 예산을 승인해 줄지 물었으나 펠로시 의장은 ‘노(NO)’라고 대답했다면서 “나는 작별인사를 했다. 다른 것은 소용이 없다”고 협상 결렬을 민주당의 탓으로 돌렸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회동 후 “대통령은 협상할 준비가 된 채 회담장을 찾았다”며 “민주당 지도자들은 셧다운을 해결하기 위해 협상조차 하지 않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 지도부는 협상 무산 뒤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민주당 지도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셧다운을 끝내고 연방정부를 다시 열도록 간청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장벽 예산을 승인하지 않으면 정부를 재개하는 단기 자금 조달 법안에 동의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놨다는 것이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장을 떠나기 전 테이블을 손으로 쳤다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슈머 원내대표는 회담 결렬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 뜻대로 할 수 없었고, 의회 지도자들에게 ‘우리는 아무것도 할 얘기가 없다’며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걸어 나갔다”고 말했다.

전날 대국민 연설을 통해 57억달러(약 6조3900억원) 규모의 장벽 건설 예산 편성을 촉구한 트럼프 대통령이 바로 다음날 민주당 지도부와의 협상을 뒤엎으면서 셧다운 사태는 다시 미궁에 빠졌다.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은 이날부터 정부 운영을 하나씩 재개하는 4개의 자금 조달 법안을 표결에 부칠 계획이다.

여당인 공화당 의원 8명도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 반기를 들고 민주당이 추진하는 법안을 지지할 뜻을 밝혔다.

그러나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은 이날 성명을 내고 “국경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광범위한 합의 없이 4개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더라도 거부권을 행사할 방침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의 비준을 건너뛰고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가능성도 여전히 열어뒀다.

그는 이날 회동을 앞두고 백악관에서 인신매매 피해자 보호법안에 서명하면서 취재진과 만나 국가비상사태 선포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나는 우리가 합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만약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나는 그 길로 갈지도 모른다”고 답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지난달 22일 시작된 셧다운 사태는 이날 19일째로 접어들었다. 이번 주말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역대 최장 기록(21일)을 경신하게 된다. 지금껏 가장 긴 셧다운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21일(1995년 12월 16일∼1996년 1월 5일)이었다.

셧다운 사태에 트럼프 대통령의 올해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참석도 불투명해졌다.

WP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 오는 22~25일 열리는 다보스포럼에 참석할 계획이었으나 셧다운이 계속되면 참석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백악관이 참석 취소를 검토 중이지만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고 덧붙였다.

pin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