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2019 주목받는 올해의 인물 ②] ‘재선길목’에 선 트럼프 vs ‘장기집권’ 시진핑…‘패권경쟁·통치권력’ 위해 무역戰에 사활건다

협력과 대결의 40년이었다. 이제 미국과 중국 두 나라는 새로운 냉전의 기운 속에 자신이 유일무이한 ‘절대 강자’로서 세계 질서를 재편하기 위해 전면 대결에 나섰다. 총성은 없지만 경제ㆍ군사ㆍ외교ㆍ정치 등 전방위에서의 ‘대치’다. 양극의 꼭지점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있다.

올해로 미중 수교 40주년을 맞았다. 양국관계에 대해 최근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불혹(不惑)의 나이가 됐지만, 아직 미망과 의심이 있다”고 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축하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양국 관계 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미중 관계의 전망은 그 어느 때보다 어둡다.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이 발발하면서 글로벌 경제 성장 전망치는 일제히 하향 조정됐고, 글로벌 증시는 급락했다.

양국은 무역전쟁의 ‘휴전’을 선언하고 시한을 오는 3월 1일로 정했지만, 2019년은 글로벌 경제가 본격적으로 고통을 겪는 한해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글로벌 정치ㆍ경제를 전방위적으로 뒤흔들었다. 지난달에는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철수를 깜짝 발표한데 이어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조기 해임 등으로 동맹국들을 혼돈에 빠트렸다.

무역전쟁 선포,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공격,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불사 등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 따라 글로벌 증시도 롤러코스터를 탔다.

지난 26일 이라크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부대를 방문해 “더이상 호구가 되지 않겠다”며 세계의 경찰 역할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다. 이에따라 주한 미군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동맹국은 물론 여당인 공화당 내 반발조차 아랑곳하지 않고 ‘마이웨이’를 걸어온 트럼프 대통령이지만 올해는 녹록하지 않을 전망이다.

올해 트럼프 대통령은 마지막 남은 ‘어른들의 축’ 매티스 장관마저 제거하고 친정 체제를 구축해 2020년 재선 및 민주당의 공세에 본격 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원 다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은 러시아의 대선 개입, 세금 의혹 등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전방위적 공세를 벼르고 있다. 워터게이트 스캔들을 취재했던 미국 언론인의 “탄핵이 불가피하다”는 주장 등 탄핵 가능성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가디언은 “2019년은 트럼프 심판의 해가 될 것”이라며 “러시아 스캔들을 조사하고 있는 뮐러 특검, 민주당의 하원 장악 등 법적ㆍ정치적 압박이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뮐러 특검은 이르면 2월 중순 법무부에 최종 보고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NBC방송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으로는 야당의 공세를 막아내는 한편 밖으로는 중국과의 담판을 치러야 한다. 무역전쟁은 양국 경제는 물론 두 정상의 통치권력에도 사활이 걸려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무역전쟁이 올해 미국, 중국의 가장 큰 외부 리스크라며 양국 경제 성장을 억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미국보다 중국이 더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사회과학원(CASS)이 미국의 대(對)중국 관세와 관련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를 계산한 결과 중국과 미국 모두 수출과 일자리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악의 결과 양국이 서로 모든 수출품에 대해 관세 25%를 부과할 경우 중국의 수출은 9.7%포인트, 미국의 수출은 10.9%포인트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수준의 관세율을 유지한다고 가정해도 중국은 일자리 860만개, 미국은 125만개를 잃게 된다.

CASS는 중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6.3%로 전망했다. 2018년 예상치인 6.6%에 비해 0.3%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시 주석은 지난해 3월 주석 임기 10년 제한 조항을 삭제하면서 당초 임기인 2023년을 넘어 장기 집권의 기반을 닦았다. 하지만 중국 경제 성장 둔화가 심화될 경우 이같은 구상은 위협을 받게 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어떻게 경제를 활성화시킬 것인가’가 2019년 시 주석의 최대 문제”라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지난 19일 열린 중국경제공작회의에서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인한 경기 둔화에 대응해 대규모 감세 및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부채 문제가 심각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처럼 초대형 부양책을 펼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뉴욕타임스는 “무역전쟁으로 미국을 손쉬운 희생양으로 삼을 수 있겠지만, 대중들은 오래 지속되고 있는 경기 침체가 결국 시진핑의 책임이라고 비난한다”며 “이미 정부는 부정적 경제 뉴스에 대한 검열을 지시했다”고 지적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